[앵커]
양승태 사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놓고 한미행정협정, SOFA 같은 특별 협정을 통한 재단 설립을 검토했는데요,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로 해당 문건이 작성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양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양승태 사법부 시절인 2013년 12월, 법원행정처는 임종헌 전 차장 지시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관련 문건을 만들었습니다.
'장래 시나리오 축약'이란 제목의 대외비에는 한미행정협정, SOFA와 같은 특별협정을 체결해 재단에서 배상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건이 작성되기 한 달 전인 11월 15일,
이미 재단을 통한 배상 방안을 청와대 고위층 회의에서 논의한 사실을 검찰이 확인했습니다.
회의에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정홍원 전 국무총리, 박준우 전 정무수석 등이 모였습니다.
검찰이 외교부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문건을 보면, 일본 전범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파기환송심 이후 대법원의 재상고심을 놓고, "대혼란이 오니 판결을 늦춰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1965년 한일협정 체제를 포기하는 것으로 일본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목소리와 함께, "재단 설립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습니다.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회의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후속 조치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듬해 실제 재단이 설립된 만큼 이 과정에서 문건 시나리오처럼 양승태 사법부가 관여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문건 작성을 지시한 임종헌 전 차장을 상대로 조사하는 동시에, 구속 기간이 다음 주인 오는 15일 끝나는 만큼 전직 대법관 등 윗선 소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YTN 양일혁[hyuk@ytn.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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