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 분당서울대병원 김나영·서울대병원 임선희 교수팀
16세 이상 2만3770명 분석
감염률 18년 새 23%P↓
치료율 13년 새 10%P↑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임선희 교수 연구팀은 국내 다기관 연구를 통해 지난 18년간의 헬리코박터균 감염률 및 제균 치료율의 변화를 연구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장 점막에 사는 세균으로 위궤양·십이지장궤양 등 소화성궤양과 위염·위암과 같은 위장 질환을 유발한다. 1994년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데 이어 국제암연구소(IARC)도 헬리코박터균을 생물학적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다행히 산업화와 핵가족화, 위생 인식 개선 등으로 인해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 역시 90년대부터 진행된 조사 결과, 지역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연구팀은 최근의 헬리코박터균 국내 및 지역별 감염률의 현황과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2016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전국 10개 대학병원 및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16세 이상 2만3770명을 대상으로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의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소화기 질환이나 관련 증상, 제균 치료 경험이 없는 1만6885명 중 43.9%(7416명)에서 헬리코박터균 항체 양성 소견, 즉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거나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98년의 항체 양성률 66.9%보다 23%포인트 감소한 결과로 2005년 59.6%, 2011년 54.4%였던 결과와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경상·전라·제주도를 제외한 서울(41%)·경기도(43%)·강원도(48%)·충청(50%) 지역에서 항체 양성률이 50% 이하였다. 경상도의 항체 양성률은 51%, 전라도와 제주도는 각각 57%, 61%였다. 98년, 우리나라 전 지역에 항체 양성률이 60%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또 이 세 지역을 포함해 모든 지역에서 항체 양성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율은 23.5%로 나타났다. 2005년 13.9%에서 약 10%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남성·흡연자와 고소득자, 소화기 증상 경험자, 고령층은 제균 치료 시행 확률이 높았다.
김나영 교수는 “미국과 북유럽 등 선진국은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30% 이하로 보고되고 있다”며 “국내 감염률은 43.9%로 선진국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환자 교육과 각종 매스컴을 통한 인식 향상으로 제균 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감염률은 앞으로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선희 교수도 “지난 1월부터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 대상과 건강보험 혜택이 확대돼 제균 치료율의 증가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10월호에 실렸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