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심했던 날 중국서 벌어진 네 장면]
중국발 미세먼지·황사 줄이려
한·중 봉사단, 사막에 나무 심고
미국 정부·기업·시민·역할 맡아
환경보호와 경제발전 열띤 토론
베이징은 제철소 없애 푸른 하늘
네이멍구는 석탄 때 매연이 가득
환경재단 주최 토론회에서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는 방독면 퍼포먼스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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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녹색 봉사단에 참여한 양국 대학생들이 중국 시안에서 한당 시대 전통 복장을 입고 특별 공연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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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녹색봉사단원들은 지난 6일 중국 시안공정대학에서 환경보호와 경제발전을 주제로 토론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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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결 단원(연세대 신학과)은 미국 정부 입장에 서서 "미국 시민들이 대통령 선거를 통해 환경보다 경제발전과 일자리를 더 원했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가 환경보호 정책을 펴기 어렵다"고 미국 시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탄보톈(이하 중국 단원은 시안공정대 소속) 단원은 미국 시민 자격으로 "트럼프 정부는 파리 기후 협정 탈퇴를 선언하고 환경 보호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미국 기업들은 이익 때문에 환경 보호는 뒷전"이라고 지적했다. 조해준(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단원은 미국 기업 입장에서 "친환경적 녹색 소비보다는 오염 유발 기업 제품을 소비하는 미국 시민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황사 발원지인 중국 네이멍구 쿠부치 사막에서 양국 관계자들이 나무 심기 행사를 벌였다. 장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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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중앙대 글로벌금융학) 단원은 미국 주류언론을 대변해 "뉴욕타임스 등은 트럼프 정부의 환경 정책을 비판하고 있지만, 정부가 이를 무시하는 게 문제다. 미국 시민단체는 기업의 금전적 지원도 받고 있다"고 폭로했다. 정나영(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 단원도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때문에 중국 정부가 환경규제를 완화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외신들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중국 경제 성장률 하락-->중국 정부의 환경 단속 완화--> 중국 기업의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배출 증가-->한반도에 미세먼지 피해 증가' 시나리오를 보도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의 기업 환경 규제 완화를 초래해 한반도 미세먼지를 악화시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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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따라 중국 정부가 수출 감소에 따른 국내 경제 성장률 하락 등 악영향 상쇄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기업에 대한 환경 규제를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리간제 중국 생태환경부장은 지난달 말 "환경 보호를 구실로 공장 조업을 긴급 중단하는 일률 금지 등 조폭적 행위를 피하라"고 주문했다. 게다가 중국 환경 당국은 수도 베이징 일대 26개 도시의 PM2.5 감축 목표를 지난해 5%에서 3%로 내년 3월까지 완화했다.
한중 녹색봉사단원들이 8일 중국 쿠부치 사막에서 '인간 녹색 장성'을 만들어보이고 있다. 장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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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쿠부치 사막에 나무 심기=단원들은 시안에서 12시간 동안 밤 기차를 타고 쿠부치 사막이 있는 네이멍구 자치구 다라터치(旗·행정 단위)로 이동했다.
한중 녹색봉사단원들이 지난 7일 중국 쿠부치 사막에서 포플러 나무를 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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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걸 미래숲 중국본부 주임은 단원들에게 "열 그루를 심는 것보다 한 그루를 심더라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영수 미래숲 조림팀장은 "식수 1년 뒤 활착률은 85~90%이고 4~5년 뒤에는 65~70% 생존한다. 죽은 자리에는 계속 새 나무를 심는다"고 설명했다. 언덕을 오르다 구르면 다시 기어 올라가는 그리스 신화의 시시포스(시지프스)처럼 포기 없이 나무를 심는다는 얘기다.
권병현 전 주중대사(왼쪽)와 천창이 베이징시 공청단 부서기가 '녹색장성 만들기' 결의를 다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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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네이멍구 석탄발전소와 탄가루 날리는 트럭들=한쪽에서 열심히 나무를 심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대기 오염을 악화시키는 불편한 장면들도 목격했다. 다라터치 남쪽에 몰려있는 탄광에서 석탄을 가득 실은 대형 트럭들이 사막 옆 도로에 석탄가루를 날려 목이 따가울 정도였다.
중국 네이멍구 다라터치에서 뿌연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 장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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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만 심어서는 푸른 하늘을 만들기에 부족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각에서 "내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하면 문재인 대통령과 한·중 정상회담 의제에 미세먼지를 반드시 넣어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 있어 보였다.
중국발 미세먼지의 원인 중 하나인 발전용 석탄을 실어나르는 네이멍구의 대형 트럭들. 장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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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베이징 시내 서쪽에 있던 서우두 강철 공장 가동을 2005년부터 중단하고 2015년까지 발해만에 인접한 허베이성 탕산으로 이전했다. 8만여 평방미터 부지에 2016년 행정타운을 조성해 겨울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입주했다. 지난 9일 찾아간 현장은 베이징의 798 미술 거리처럼 변신해 있었다. 부지 한쪽에는 겨울 올림픽 스키점프 경기장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환경 정책으로 폐쇄된 서우두강철 공장 자리가 친환경적으로 탈바꿈했다. 장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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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직하게 산을 옮긴 우공이산(愚公移山) 일화처럼 권병현 전 대사가 만든 사단법인 미래숲(한중문화청소년협회) 주도로 10여년째 중단없이 중국 사막에 나무를 심어왔다. 이런 '현대판 우공의 뜻'에 공감한 한·중 양국 대학생 녹색봉사단원들은 이번 대장정 기간 내내 한목소리로 "지구를 지키자. 하나로·미래로·푸르게"를 외쳤다.
중국 쿠부치 사막에서 포플러를 심은 한중 녹색봉사단원들이 만세를 부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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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쿠부치 사막에 포플러를 심고 있는 장세정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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