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佛 ‘노란조끼’ 운동 과격화… 경찰과 또 물리적 충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차집회 전국 1600곳 10만명 참가 / 정부정책 불만… 유류세 인하 요구 / 마크롱 퇴진 피켓들고 과격 시위 / 경찰, 최루탄·물대포 등 발포 대응

유류세 인하를 요구하는 프랑스 시민들의 ‘노란 조끼’ 운동이 과격화하자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하는 등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세계일보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24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무실과 가까운 파리 개선문 앞에서 시위대가 불을 지른 트럭이 검은 연기를 내며 타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AFP통신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수도 파리를 비롯한 전국에서 노란 조끼를 입은 시민들이 유류세 인하를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프랑스 내무부는 전국 1600여곳에서 열린 시위에 시민 10만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수도 파리의 중심부인 샹젤리제 거리에 모여들기 시작한 시위대는 순식간에 8000명 규모로 불어났다. 시위대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겨냥해 ‘마크롱 퇴진’과 ‘마크롱 도둑’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큰 소리로 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이들이 대통령 집무실이나 국회 같은 주요 건물들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 5000여명이 배치됐다.

평화롭던 시위는 참가자 중 일부가 경찰 저지선 돌파를 시도하면서 거칠어졌다. 시위 참가자 일부는 불을 지르고, 도로표지판을 부수고, 보도블록을 뽑아 던졌다. 경찰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탄과 고무 탄환을 발포하고, 물대포를 동원했다. 파리에서만 경찰 19명이 다쳤고, 시위 참가자 40명이 체포됐다. 전국적으로는 130명이 체포됐다.

프랑스 정부는 극우세력이 잠입해 이날 시위를 과격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장관은 시위자들이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의 영향을 받았다고 비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위터에 “경찰을 공격한 사람들은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며 “프랑스에는 폭력이 설 자리가 없다”고 적었다.

노란 조끼 운동은 시위자들이 운전자 구비용 노란 조끼를 입고 참여하는 것에서 생겨난 별칭이다. 시위자들은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 등으로 계속 기름값이 오르고, 가계 구매력은 떨어지는 것에 불만을 품고 행동에 나섰다. 지난 17일 첫 전국 규모 집회에 이어 이번이 2차 전국 규모 집회다. 1차 집회 때는 30만여명이 참여했으며, 2명이 숨지고 606명이 다쳤다.

마크롱 대통령은 집권 이후 기후변화 대처와 대기오염 예방을 위한다며 유류세 인상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 1년간 경유 유류세 23%, 일반 가솔린 유류세 15%를 각각 올린 프랑스 정부는 내년 1월 추가 유류세 인상에 나설 계획이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