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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전신 건강 해치는 건선, 동반질환 관리도 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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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기고 안지영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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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낮아지고 쌀쌀한 바람이 부는 겨울철이면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다양한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인 건선도 겨울철에 증상이 악화할 수 있는데, 건조한 날씨 탓에 각질층의 수분 소실이 증가해 피부 장벽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일조량 감소도 건선의 악화 요인 중 하나다.

건선은 피부 표피의 과도한 증식과 진피의 염증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난치성 피부 질환이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통상적으로 면역체계 불균형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피부의 면역 세포인 T세포의 활동성이 증가하면서 분비된 여러 면역 물질이 각질 세포를 증식시켜 두꺼운 피부 각질과 홍반·인설 등을 발생시킨다. 이외에도 유전적·환경적 여러 요인이 건선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흔한 타입인 판상형 건선의 초기 증상은 붉은색을 띠는 발진이 생기고 그 위 경계 부분은 은백색의 각질이 덮이면서 마치 비늘처럼 일어난다. 그 외에 작은 구진부터 판상, 농포성, 홍피성(박탈성), 물방울 모양 등 다양한 형태를 띠며 팔꿈치·무릎·두피 등에 흔하게 나타난다. 일부 환자의 경우 가려움·작열감·따가움 등의 주관적인 소견을 호소하기도 한다.

건선은 완치하기는 어렵고 염증을 최소화해 병변의 확산을 막기 위한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증상의 경중에 따라 연고를 바르는 국소 치료, 자외선 광선을 이용한 광선 치료, 경구 약을 통한 전신 치료, 주사제인 생물학적 제제 치료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생물학적 제제는 건선을 유발하는 특정 면역 물질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치료다. 기존 치료법으로 치료가 어렵거나 부작용을 보이는 환자에게 효과가 좋다.

건선은 면역 체계 이상에 따른 전신 질환이라는 특성상 피부에 국한되지 않고 전신에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그래서 건선 유병 기간이 길수록, 중증도가 심할수록 다양한 동반 질환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체내 염증 반응이 악화하면서 비만·고지혈증·당뇨병 등 대사증후군에 쉽게 노출될 수 있고 심혈관 보호 효과가 있는 HDL 콜레스테롤에 이상을 초래, 심혈관 질환 위험도 커진다. 건선 관절염, 염증성 장 질환 등 다른 자가면역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피부에 나타나는 병변으로 인해 부정적 시선을 받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돼 우울감에 빠지기 쉽다.

이러한 동반 질환은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질환의 예후에도 큰 영향을 미치므로 항상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동반 질환 자체에 대한 치료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물론 약물 처방 시에도 이러한 동반 질환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건선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고 재발이 잦아서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다. 따라서 증상이 일시적으로 개선됐다고 해서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약 복용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의사의 안내에 따라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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