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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박물관은 맛있다②]임금도 사로잡은 밥맛?!이천 쌀문화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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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내렸다. 더 추워졌다. 여행이 망설여진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기는 아쉽다면 '박물관' 나들이가 제격이다.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는 '맛있는 박물관 여행'라는 주제로 12월 추천 가볼만한 곳을 여섯 곳 선정했다.
코끝이 알싸해지는 이 계절, 임금님도 반한 밥맛의 비밀이 뭘까 귀 기울여보고, 옹골찬 인삼 한 뿌리에 힘을 내보자.
다양한 지역의 특산품을 맛보고 경험할 수 있는 박물관이 우리나라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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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알을 닮은 이천 농업테마공원 안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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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한 다랑논을 지나 솟을대문을 넘으면 널찍한 마당 한쪽에 장독대가 햇살에 반짝인다.마당에는 연자방아 돌리는 황소와 우마차를 타고 피리 부는 소년의 실물 크기 조형물이 보인다. 경기도 이천농업테마공원에 자리한 쌀문화전시관에 대한 묘사다.

기다란 기와지붕을 이고 선 이곳, 쌀문화전시관에서는 조선 시대 진상품으로 유명한 이천 쌀의 우수성, 우리나라와 세계 쌀 문화의 이모저모를 살펴볼 수 있다.

전시실은 성종의 수라상 그림으로 시작한다. 15세기 말 이천 부사 복승정의 치적 자료에 따르면, 성종이 세종릉에 성묘하고 환궁하면서 이천에 머물던 중 이천 쌀로 밥을 지어 먹었는데, 맛이 좋아 진상미로 올리게 됐단다.

이렇게 시작된 이천 쌀의 역사는 지금까지 이어진다.

쌀알이 투명하고 밥에 윤기가 도는 추청 품종을 선택하고, 생산과 수확뿐 아니라 저장도 깐깐하게 관리해서 품질을 고급화했다.

이천의 미곡종합처리장 8곳을 통해 공동 수매하고, 건조와 저장, 가공에서 유통까지 전 과정을 체계화해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생산한 이천 쌀을 즉석에서 도정해 맛볼 수 있는 것도 쌀문화전시관의 자랑이다.

잘 여문 벼를 즉석 도정쌀 눈쌀자판기에 넣으면 현미부터 백미까지 원하는 대로 도정할 수 있다.

바로 도정한 쌀알을 입에 넣고 씹는 맛이 고소하고 달콤해서 아이들도 좋아한다.

특히 보관이 어려워 시중에서 잘 팔지 않는 오분도쌀은 현미보다 부드럽고 백미보다 고소해 인기가 높다.

미리 신청하면 갓 도정한 쌀로 가마솥에 밥을 지어 먹는 체험도 할 수 있다.

평소에 밥을 잘 안 먹던 아이도 벼가 쌀로, 다시 밥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면 밥알 한 톨 남기지 않고 잘 먹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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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소로리 볍씨'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유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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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는 벼 이야기와 논의 사계를 설명하는 코너가 있고 쟁기와 가래, 벼훑이(홀태) 등 옛날 농기구를 전시한다.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벼훑이로 탈곡하고, 절구로 도정하고, 키질해서 쭉정이를 날리고 알곡만 남기는 체험도 할 수 있다.

벼훑이로 힘겹게 낟알을 떨구고, 허리 두드리며 절구질하고, 코가 간지러운 것을 참으며 키질해서 알곡을 만든 아이는 쌀 한 톨의 소중함을 몸으로 깨닫는다.

아이들은 귀여운 표주박에 알록달록 색칠하거나, 김홍도의 ‘추수도’를 탁본으로 떠볼 수 있다. 모두 농업과 쌀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활동이다.

한편 이천농업테마공원은 도시민에게 농촌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천시 농산물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2013년 조성했다. 15만 ㎡가 넘는 부지에 쌀문화전시관, 체험용 경작지인 다랑논, 쌀먹거리촌, 임금님표이천 농식품 홍보·판매장 등이 있다.
기수정 기자 violet170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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