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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ESC] 지도 따라갔더니 반려동물과 행복한 하루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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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커버스토리┃지도

최근 ‘반려동물 지도’ 봇물

동반 가능 식당·카페·숙박업소 정보 가득

펫팸족 대환영···다양한 앱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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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에게 ‘반려동물 지도’는 행복한 삶을 위한 필수품이 됐다. 반려동물지도 앱 ‘엔터독’, ‘펫츠고’, 숙박 애플리케이션 ‘여기 어때’가 지난해 이용 후기 빅 데이터를 분석한 지도 ‘2017 반려동물 배리어프리(barrier-free) 숙소 지도’ 등이 대표적이다. 이 지도들만 있으면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식당·카페·놀이터·숙박업소 등을 손쉽게 찾아갈 수 있다. 평소 반려동물 지도를 즐겨 이용하는 반려동물 가족과 하루 동행해 ‘지도’가 이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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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전, 패션 디자이너 사현진(33)씨는 반려견 두 마리를 자신의 차에 태웠다. 사씨는 평소 옷감을 보기 위해 서울 중구 광희동에 있는 동대문시장을 자주 찾는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지금 키우는 반려견들은 활동성이 좋기로 알려진 ‘휘핏’과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라서, 웬만하면 외출할 때마다 데리고 나간다”며 그는 재빨리 반려동물지도 앱 ‘엔터독’을 열었다. 가는 길에 반려견과 함께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장소를 찾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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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독’에 들어가 ‘어디개’라는 메뉴를 클릭하자 현재 위치에서 약 50㎞ 이내에 있는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식당, 카페 등이 거리 순으로 검색됐다. 그중에서 반려동물이 뛰어놀 수 있는 작은 마당이 있는 한 카페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업체를 클릭하니 카페의 실내외 사진, 연락처, 주소, 입장 가능한 반려동물의 크기 및 부대시설 등에 대한 상세정보가 떴다.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장소라도 업체에 따라서 10㎏ 이하의 중소형 반려동물만 받는 곳도 있어 잘 살펴봐야 한다. 이 카페는 10㎏ 이상의 대형견도 입장 가능했다. 대형견 두 마리의 ‘아빠’인 사씨가 흡족한 마음으로 이 업체를 클릭하자 곧바로 가는 길을 안내해주는 지도가 나왔다. 내비게이션 형태의 지도여서 목적지로 가는 길은 순조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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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사진 속 카페에 도착한 사씨는 반려견들과 함께 자신의 집처럼 평화로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반려동물 동반 카페 ‘서교동 과수원’을 운영하는 김신(38)씨는 “최근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펫팸족'(펫과 패밀리의 합성어)들이 많이 온다. 반려동물지도 덕분”이라고 말한다. 번화가에서 비껴난 골목에 자리해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카페여서 아는 사람만 찾던 이 카페에 지난해부터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반려동물지도 앱 ‘엔터독’, ’위펫’ 등에 반려동물 동반 가능 식당으로 등록되면서부터 손님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한때 손님이 예상보다 적어 폐업까지 고려했던 그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반려동물지도의 또 다른 순기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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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친 뒤 사씨는 거래처에서 업무를 보기 위해 또 다른 반려동물지도 앱 ‘올라펫’을 열었다. 반려견들을 잠시 맡길 장소를 찾기 위해서다. ’올라펫’은 ’반려동물 호텔’에 대한 지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씨가 ’반려동물 호텔’ 항목을 클릭하자, 현재 위치와 가장 가까운 ‘반려동물 호텔링 서비스 업체’가 안내됐다. 일정 비용을 내면 원하는 시간 동안 반려동물을 맡길 수 있는 곳들이다. 이곳에 맡겨진 반려동물들은 같은 처지인 다른 반려동물들과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운 좋게도 차로 5분 거리에 적당한 업체가 있었다. “호야∼ 랑이야∼ 조금 뒤에 보자∼!” 반려견들을 이 업체에 맡긴 사씨는 “일을 마친 뒤 저녁에는 반려견들과 북 카페를 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반려견들이 북 카페의 마당에서 뛰노는 동안 반려인은 책을 읽으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인데, 이 역시 반려동물지도 앱 ’올라펫’에서 정보를 얻었다고 한다. 그는 “단순히 지도를 따라갔을 뿐인데, 반려동물과 각자 하고픈 일을 하며,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됐다”며 미소 지었다.

반려동물지도가 탄생하기 전까지 펫팸족은 어려움이 많았다. 반려동물지도 앱 ‘엔터독’을 만든 장선경(41)씨는 10년 넘게 반려견과 함께 산 반려인이다. 장씨는 “첫 번째 키운 반려견이 지금 11살인데, 10년 전만 해도 대형견에 속하는 제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식당이 거의 없어 애 먹었던 적이 많았다”고 한다.

“강아지 데리고 들어가도 되나요?” 반려동물을 동반한 반려인 대다수가 외출 시 끼니 때마다 반복해야 하는 말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반려동물의 입장이 가능한 식당이어도 반려동물은 테이블 밑에 쥐 죽은 듯 조용히 있고, 반려인은 식사 대신 주변 손님들의 눈칫밥을 먹는 일도 다반사였다.

장씨는 “그래서 차 안에 강아지를 두고, 식사를 후다닥 하는 통에 음식 맛은 고사하고 먹을거리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를 때가 많았다“며 결국 직접 반려동물지도 만들기에 나섰다고 한다. 2015년부터 2년간 전국 반려동물 동반 식당 및 동물병원의 정보를 세세히 수집한 끝에 500여 곳의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장소를 찾아 지도를 만들었다. 반응은 좋았다. 지난해 1월 이 반려동물지도 앱을 선보인지 6개월 만에 이용자 수가 3만명이 모였다고 한다.

2016년 초부터 등장한 반려동물지도 앱은 ‘위펫’, ‘펫츠고’, ‘엔터독’, ‘펫방’, ‘하트독’ 등 10여 개에 달한다. 평균적으로 각 ‘지도 앱’마다 반려동물 동반 입장 가능한 국내 식당, 카페 400∼500여 곳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펫츠고’ 등 일부 반려동물 지도 앱에서는 당일치기·1박2일·2박3일 등 여행지, 숙박, 음식점, 카페 등을 코스로 담은 ‘테마 여행’을 안내하는 정보가 지도 서비스와 함께 제공되고 있다. ‘엔터독’, ’펫방’ 등은 일반 사용자가 반려동물 지도 제작자가 미처 담지 못한 반려동물 동반 가능 장소를 직접 소개할 수 있는 게시판도 있다.

이렇듯 반려동물 지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기존의 숙박 및 지도 서비스 업체들도 발 빠르게 이런 흐름을 서비스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한 예로 지난 1월 숙박 애플리케이션 ‘여기 어때’에서는 반려동물 동반가능 숙소 사용자의 빅 데이터를 분석한 지도 ‘2017 반려동물 배리어프리(barrier-free) 숙소 지도’를 공개했다. 지난해 객실 예약 실적과 평점, 사용자 후기를 분석해 반려동물과 이용하기 좋은 '펫팸족 추천 숙박시설' 20곳에 대한 지도 서비스다. 포털 네이버가 운영하는 ‘네이버 지도’도 올해부터 ‘애견 동반’ 항목을 추가했다. 동물병원, 반려동물 펜션, 반려동물 카페 등 반려동물 관련 업체 정보와 위치를 지도의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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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그니 기자 pognee@hani.co.kr




‘반려동물 지도 앱’을 소개합니다

이번 주말, 반려동물과 산책할 만한 장소는 없을까. 함께 사는 동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선 때로 집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렇다고 아무 정보 없이 외출할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 준비했다.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다양한 장소들을 안내해 주는 ‘지도 앱’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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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독: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있는 장소 5000여곳의 위치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지정거리 50km 이내의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카페·음식점·미용 업소 등을 거리·인기·평점 순으로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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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펫: 전국에서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산책 코스 및 카페·식당 등의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산책 코스에 대한 유의사항이 잘 정리돼 있다.

△위펫: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식당 정보뿐만 아니라 장애동물을 위한 카페·동물 병원 등의 정보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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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방: 호텔리어 출신이 만든 반려동물 동반 전국 숙소 지도 앱. 국내 600여곳의 반려동물 동반 숙소 위치와 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펫츠고·하트독: 반려동물과 여행 시 동반 가능한 관광지·숙박업소 등의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직접 다녀온 사람들의 생생한 후기도 볼 수 있다. 항공편·렌터카 등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운송 수단 정보도 제공한다.

△펫닥: 가까운 동물병원의 위치를 제공하며, 해당병원의 수의사와 무료 실시간 채팅을 통해 상담할 수 있다.

김포그니 기자 pognee@hani.co.kr

지도 지형을 기호·문자 등 객관적인 형식을 사용해 실제보다 축소된 형태로 평면상에 나타낸 것을 뜻한다. 종래의 지도는 대부분 종이로 만들어졌으나, 2000년대 중반부터는 웹 지도, 지도 앱 등으로 형식이 다양화됐다. 최근에는 ‘채식 지도’, ’반려동물 지도’ 등 개인의 취향을 담은 지도 앱도 등장했다. 거주지 일대를 직접 다니면서 스스로 지도를 제작하는 이들도 생겼다. 이른바 ‘지도 라이프’가 일상에 파고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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