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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노동계 반발에도…홍남기 “탄력근로제 6개월로 확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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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인사청문회

‘최저임금위 의사 결정 과정 이원화’ 구조개혁 방안 제시

“시장수용성·지불여력 등 고려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경제활력 제고’ 1순위 정책 목표로…“대통령에 격주 보고”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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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내부 의사 결정 과정을 이원화하는 구조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홍 후보자는 시장 예측보다 빨랐던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조절도 함께 시사했다.

홍 후보자는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개최한 인사청문회에서 “최저임금위원회 내부에 구간설정위원회와 최저임금결정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이 논의된 바 있는데 의미있다고 본다”며 “구간설정위원회는 각종 경제지표와 지불능력, 수용성 등을 감안해 최저임금 인상의 합리적인 구간을 설정하고, 결정위원회가 그 구간 안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앞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의 주된 정책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독립성 훼손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한편, 경제지표를 감안해 최저임금 인상 구간 설정하는 소위원회를 구성해 속도조절을 위한 브레이크 역할도 맡긴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홍 후보자는 지역별·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 등 방안에 대해서는 “여러 방안을 검토해 봤지만, 현장에서 적용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부정적인 뜻을 보였다.

홍 후보자는 이어 최저임금 속도조절에도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시장 기대에 비해 속도가 빨랐다고 지적됐던 정책에 대해 의지를 갖고 보완해 나가겠다”며 “최저임금의 경우 내년부터 시장수용성, 지불여력, 경제파급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2017년 7월 2018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2016년에 비해 16.4% 인상한 7530원으로 결정했다. 이어 2019년 시간당 최저임금은 8350원으로 2018년보다 10.9% 인상했다. 2009년 이후 2.75~8.1% 수준에 그쳤던 최저임금 인상률에 비추어 급격한 상승폭에 사용자 쪽의 강력한 반발과 고용효과에 미친 파급효과 등의 논쟁이 뒤따랐다.

홍 후보자는 경기 둔화에 대응해 경제활력을 높이는 것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수출 등의 지표는 견조한 흐름이지만, 투자, 고용, 분배지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민생경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전방위적 경제활력 제고 △경제 체질개선 및 구조개혁 △우리 경제·사회의 포용성 강화 △미래대비 투자 및 준비 등 정책 방향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포용적 국가 건설’보다 경제활력 제고를 우선순위에 놓은 셈이다.

홍 후보자는 “특히 소비자심리지수, 기업경기실사지수와 같이 우리 경제의 내일을 내다보는 경제심리지표 하락에 더 큰 염려를 갖고 있다”며 “우리 경제 주체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자신감을 잃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장관회의를 한시적으로 ‘경제활력대책회의’로 바꿔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작업에 경제팀의 일차적 역량이 집중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전방위적 경제활력의 주역은 민간이고 정부는 지원자”라며 민간 경제 주체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홍 후보자는 또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최대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을 비중있게 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6개월로 늘리는 방안과 1년으로 늘리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데, 수용도 측면에서 봤을 때 6개월 정도로 완화하는 방안이 수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고 방점을 찍고 있다”며 “다만 이 내용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결정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탄력근로제 단위시간 확대가 과도한 시장친화적 정책이라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주52시간제 도입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업종별 특성을 반영하는 유연성을 발휘하는 게 옳다고 본다”는 ‘소신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이어 “노동계도 대승적으로 대화에 참여해 줬으면 한다”며 노동계의 양보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홍 후보자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이에서 불거졌던 갈등설을 의식한 듯 경제팀 내부의 소통과 조율에도 역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경제팀이 원팀(1)이 되도록 소통하고 정부 내 두(2)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조율하며,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민간의 3축(3)과 매주 또는 격주로 소통 라운드테이블을 갖는 등 소위 1-2-3 소통을 적극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야당과도 정기적으로 소통하는 기회를 갖고, 특히 대통령과의 격주 보고를 정례화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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