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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국내연구진 암흑물질 논란 잠재울 실마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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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중심이 된 국제공동연구진이 과학계의 암흑물질을 둘러싼 후보물질 논란을 검증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지하실험연구단은 국내외 15개 기관 50여명의 연구자로 구성된 코사인-100 공동연구협력단이 윔프(WIMP) 입자를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로 지목해온 주장을 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지하실험연구단은 이번 연구성과를 네이처 온라인판에 이날 새벽 3시 게재했다. 코사인-100 국제공동연구협력단은 암흑물질을 탐색하는 코사인 실험을 운영하기 위해 구성된 국제공동연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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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 지하실험연구단의 양양 지하실험실 모습.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지하실험연구단은 이번에 암흑물질 검출 실험설비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로 알려져 왔던 윔프(WIMP) 입자가 남긴 유일한 흔적을 반박할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윔프(WIMP)는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무거운 입자라는 뜻으로 고 이휘소 박사의 유고논문(1977년)에서 아이디어가 제기된 입자이다.

□우주의 약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암흑물질은 아직까지 그 존재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암흑물질을 발견하면 곧 노벨상을 수상할 것으로 여겨질 정도로 학계의 관심이 높다. 우주를 이루는 요소 중 별과 행성 등 일반 물질은 전체의 4.9%에 불과하며 나머지 95.1%는 68.3%의 암흑에너지와 26.8%의 암흑물질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힌 것은 이탈리아 그랑사소 입자물리연구소만이 유일했다. 이 연구소는 1998년부터 시행한 다마(DAMA) 실험을 통해 20년 동안 암흑물질 윔프의 신호를 포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연구진에 의해 검증된 적이 없어 다마 실험으로 관측한 신호가 정말 암흑물질인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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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사인 검출기의 모식도.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지하실험연구단은 강원도 양양에 위치한 지하 700m 깊이의 실험실에서 2016년부터 다마 팀의 실험을 검증하기 위한 코사인-100 실험을 시작했다. 코사인-100 실험은 고순도의 결정에 암흑물질이 부딪혔을 때 내는 빛을 토대로 암흑물질의 존재를 규명하기 위한 실험이다. 그동안 해외 연구진들도 고순도 결정 제작기술과 높은 차폐 성능 구현이 어려워 다마 실험을 완벽히 재현하는 데는 실패해 왔다. 지하실험연구단은 다마 실험과 동일한 결정을 이용하는 검출기를 독자 개발해 제작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또 다마 실험에 비해 검출 환경 역시 안정적으로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코사인-100 실험 초기실험(2016년 10월 20일~12월 29일)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다마 팀이 발견한 신호가 암흑물질에 기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추가 데이터를 확보해 5년 내에 다마팀의 주장을 완벽히 검증하거나 반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현수 부연구단장은 “암흑물질의 발견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물리지식에 영향을 줄 놀라운 사건”이라며 “다마 실험을 완벽히 재현할 검출기를 자체 개발해 독립적인 실험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에 과학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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