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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은행들 내년 과제는 위험 관리…우량 中企 대출 치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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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들이 내년에 연체율 등 위험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대내외 경제 전망이 좋지 않은 가운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자영업자가 어려워지면서 대출할 곳이 마땅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내년에 부실채권, 연체율 등 위험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우량 중소기업에 대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2014년 이후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수익을 냈는데, 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금융당국이 대출을 조이고 있어 내년부터는 힘들어질 전망이다.

조선비즈

조선DB



신한은행 고위관계자는 "내년은 자산 증가에 힘쓰기 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치중할 방침"이라며 "다른 은행들도 생각이 비슷해 우량 중소기업 대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우리은행(000030)고위관계자는 "주요 기관들이 전망하는 대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각종 연체율 증가세를 최소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금융당국도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고 기업대출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2020년 1월부터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은 가중치를 15% 상향 조정하고, 기업대출은 15% 하향 조정해서 차등화할 계획이다. 예대율은 은행 예금에 대한 대출금 비율로, 일정 비율을 초과하면 해당 대출을 취급할 수 없다. 시중은행들이 2020년부터 예대율 규제비율(100%)을 넘기지 않으려면 중소기업대출 비중을 높여야 한다.

이미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경쟁은 심화되는 분위기다. 이날 은행연합회 대출금리 공시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연초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가산금리가 올해 1월 연 4.06%에서 11월 연 3.35%로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가산금리는 연 3.56%에서 연 3.36%로, 신한은행은 연 2.86%에서 연 2.79%로, 하나은행은 연 3.32%에서 연 3.30%로 각각 하락했다. 가산금리를 경쟁적으로 낮춰 중소기업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월 지방은행장 간담회 자리에서 "2020년 전에 은행들이 예대율 규제를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 지 점검할 계획"이라며 "준비가 소홀하면 중간 목표를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문관 기자(moooonkw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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