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자 재팬타임스가 ‘일본군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논조를 정부 입장과 비슷하게 바꿨다’는 해외 독자들의 비판에 반박했다.
재팬타임스는 지난달 30일 기사 밑 주석에서 위안부를 전시에 일본군을 대상으로 한 사창가에서 근무했던 여성으로, 그리고 강제징용자를 ‘전시 노동자’로 부르겠다고 했다. 일본이 이들을 강제로 동원했다는 인식을 없애고 중립적으로 규정한 것이다.
미즈노 히로야스<사진> 재팬타임스 편집국장은 7일 발행된 신문에 성명을 싣고 "나는 재팬타임스가 외부 압력에 굴복했다는 어떤 비난도 단호히 부인한다"며 독자, 직원들과의 신뢰 관계를 해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사안의 복잡한 특성을 감안할 때, 짧은 메모로는 설명이 불충분했고 이는 재팬타임스의 방향성에 대한 무수한 가정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재팬타임스는 지난달 30일자 신문에서 위안부와 강제징용의 단어적 의미를 새롭게 규정한다는 내용의 주석을 실은 뒤 해외 독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 주석은 한국 대법원이 지난달 29일 고(故) 박창환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5명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미쓰비시중공업은 피해자들에게 1인당 8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냈다는 기사 밑에 달렸다. 해외 언론들은 재팬타임스가 대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아베 신조 정권의 입장에 맞춰 위안부와 강제징용의 뜻을 재정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팬타임스는 주석에서 "앞으로 위안부를 일본군에게 성행위를 제공하기 위해 전쟁 기간 사창가에서 근무했던 여성으로 규정하겠다. 여기에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끌려온 여성도 포함된다"며 "이는 여성마다 겪은 경험의 범주가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제징용에 대해서는 "강제징용이라는 용어는 2차 세계대전 이전과 전쟁 중에 일본 기업들을 위해 고용된 노동자들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돼 왔지만, 이들이 근무했던 조건이나 채용 과정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 이들을 ‘전시 노동자’라고 부를 것"이라고 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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