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대표가 임명한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1년 전 ‘당원 게시판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조사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이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는 의혹이다. 이 논란으로 국힘 내분이 격화하고 그것이 김건희 특검법과 맞물리며 황당한 계엄을 촉발한 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다시 건드려 당에 이로울 게 없는데도 최근 ‘한 전 대표 가족이 글을 올렸다’는 취지로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15일엔 “소가 사람을 받아 죽이면 그 소는 돌로 쳐 죽일 것”이란 극단적 표현도 썼다. 그 다음 날 김종혁 전 최고위원의 중징계를 요구한 것이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해온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으로 발탁했다. 장 부원장은 당 변화를 요구하는 국힘 의원들을 “배신자”라고 공격하고 있다. 지금 국힘 지도부는 외연 확장이 아니라 점점 극단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국힘 지지율은 20%대 초·중반에 갇혀 있다. 수도권 중도층 지지율은 10%대에 불과하다. 민주당의 사법부 겁박, 위헌 법률 강행, 부동산 역주행, 통일교 연루 의혹 등에도 국힘이 반사이익은커녕 외면받는 것은 당의 방향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이를 증명하는데도 국힘 최고위원은 “여론조사 방식이 부정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신 승리 수준이다.
이날 국힘 의원 토론회에서 국힘 소속 인천시장은 “지금 민심은 ‘민주당은 불안하다. 그러나 국힘은 더 못 믿겠다, 지지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 의원은 “수도권을 놓고 보면 우리 당은 존립 가능한가 하는 위기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지금 국힘 지도부처럼 ‘윤 어게인’으로 달려가면 당의 존립 위기가 현실화할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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