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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8 (목)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카페·식당서 일회용컵 쓰면 돈 더 낸다… 실효성 논란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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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부처 업무보고] 산업통상부·기후부 등 업무보고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산업통상부, 중소벤처기업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의 업무보고를 받고 구체적 지시를 이어갔다. 4일차를 맞은 이날 업무보고는 6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조선일보

    연합뉴스 업무보고 입장하는 李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업무보고 현장에 입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겨냥해 “권한은 누리면서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것은 그야말로 ‘도둑놈 심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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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통령은 기후에너지환경부·원자력안전위원회 및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원전 정책에서 효율성이나 타당성에 대해 진지한 토론이 이뤄지지 않고 편 가르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며 “과학 논쟁을 하는데 내 편, 네 편을 왜 가르냐”고 했다. “원전 정책도 진영 논리로 사실이 가려지는 일이 많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김성환 기후부 장관에게 새로 원전을 건설하는 데 기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물었고 김 장관은 10~15년이 걸린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7년이 걸린다는 사람도 있는데 정당마다 말이 다르다. 김 장관이 민주당 소속이라 못 믿겠다. 당적 없는 사람이 말해보라”며 웃었다.

    이 대통령은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면 부피가 획기적으로 줄어 보관 장소를 아낄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사실이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이호현 기후부 2차관이 “습식이나 경수로의 경우에는 5분의 1 정도로 부피가 줄어든다”고 답했지만, 조성돈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한미 간 10년간 8000억원을 들여 ‘건식 재처리(파이로프로세싱)’ 연구를 했지만, 부피 감소 효과가 명백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했다. 의견이 엇갈리자 이 대통령은 또 참석자들의 당적을 묻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카페의 일회용컵 규제가 정권마다 달라졌던 점도 지적했다. 김성환 장관은 내년부터 일회용컵을 제공받으려면 소비자가 별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김 장관은 “컵 값은 100~200원 선”이라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일회용 컵, 플라스틱 빨대 문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싸움이 난다”며 “(문재인 정부서 추진한)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컵을 갖고 오면 돈을 돌려주겠다는 얘긴데, 탁상행정 느낌이 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일회용 컵 무상 금지 정책에 대해 음료 값 인상만 낳을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지식재산처 업무보고에선 체코 원전 수주 과정에서 벌어졌던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의 지식재산권 분쟁과 관련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기술 특허의 유효 기간인 20년(최대 25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왜 웨스팅하우스가 권리를 주장하며 한국 기업에 횡포를 부리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정관 산업부 장관 등이 “특허 문제가 아니라 ‘영업비밀’로 분류되어 기간 제한 없이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못마땅한 듯 “원천기술을 변형해서 쓴 지 25년이 지났으면 끝난 것 아니냐”며 “납득이 잘 안 된다”고 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선 이 대통령이 강원랜드의 ‘글로벌 복합 리조트’ 사업을 언급하며 “도박은 고리대금과 함께 나라가 망하는 말기적 현상”이라고 했다. 카지노 규제 완화 건의에 대해서는 “규제를 풀면 사업성이 있다는 건 본인 생각”이라고 했다. 발언 직후 카지노 관련주들의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전날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때 언급된 ‘탈모 건강보험 적용’ 관련주들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최근 논란이 됐던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향해선 “처음에는 불법 외화 반출 검색이 자기들 업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세관이 하는 일이라고 하더라”며 “그런데 기사 댓글에 보니 관세청과 공항 공사가 MOU를 맺었기 때문에 공항공사가 담당하는 게 맞다고 하더라”고 했다. ‘책갈피에 달러를 숨기면 검색이 안 된다는 범죄 수법을 공개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댓글에 ‘사랑과 전쟁은 바람 피우는 법 가르치는 거냐’는 반박이 있더라”고 했다. 이에 이 사장은 이날도 페이스북에 “단속의 법적 책임은 관세청에 있고, 인천공항은 MOU로 업무 협조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생중계를 두고 일각에서 부정 평가가 나오는 것에 대해 “탐탁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던데, 가급적 다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정 언론이 소위 게이트키핑 역할을 해서 자기들한테 필요한 정보만 보여주던 시대가 있었다. 요즘은 이런 언론을 재래식 언론이라고도 하더라”며 “지금은 국민이 다 실시간으로 보고 판단한다”고 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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