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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중국,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착륙할까...무인 탐사선 창어4호, 8일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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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보이는 달의 밝은 부분은 달의 전면부다. 달은 지구와 공전과 자전주기가 같아 늘 한쪽 면만 보이고 나머지 면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중국은 8일(한국시각)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해 탐사활동을 수행할 창어 4호를 발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달을 지나는 국제우주정거장(ISS).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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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해 탐사활동을 수행할 무인 달 탐사선 ‘창어(嫦娥) 4호’를 8일(한국시각) 발사한다. 중국 당국은 이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미국ㆍ러시아를 비롯한 각국은 중국 우주 당국인 국가항천국(CNSA)이 8일 오전, 쓰촨성 시창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어 4호를 발사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창어 4호는 그간 베일에 싸여있던 달의 뒷면에 세계최초로 착륙해 활동하는 무인 탐사선이 된다. 그간 우주 탐사 분야에 미국과 러시아의 뒤만 따라온 중국이 처음으로 두 국가를 앞서 나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장기적으로는 달의 토양을 분석해 달 생성 기원을 밝히고, 나아가 달에 유인 우주 기지 건설을 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구와 자전ㆍ공전 주기 같은 달…남극에 얼음 있어 향후 유인기지 건설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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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미항공우주국(NASA)가 LCROSS를 달의 남극 인근에 충돌시키며 이 부근에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하는 것을 공식 확인했다. 이후 달에 유인 기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은 미래 달 기지 상상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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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지구와 자전과 공전 주기가 같아 늘 앞면만 지구를 향하고 있다. 뒷면은 지구 입장에서는 항상 어둠에 가려진 ‘어둠의 세계’였다. 1959년 구소련의 루나 3호가 달 궤도에서 최초로 이 지역의 사진을 찍어 전송한 이후 방치되다시피 해왔다.

그러나 중국이 창어 4호를 발사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달의 뒷면에 대한 가치도 재조명되고 있다. 창어 4호가 착륙할 것으로 예상하는 지점은 달의 남극으로 불리는 ‘사우스 폴-에이킨 분지(South Pole Aitken)’, 그중에서도 폭이 186㎞에 이르는 폰 카르만 크레이터 지역이다. 사우스 폴-에이킨 분지는 폭 2500㎞, 깊이 12㎞로 달에서 가장 크고 깊으며 태양계 내에서도 가장 오래된 충돌구 중 하나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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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미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선 ‘ LCROSS (Lunar Crater Observation and Sensing Satellite : 달 크레이터 관측 및 검출 위성)’은 두 번에 걸친 충돌 실험을 진행했다. [그래픽=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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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999년 이 지역에 수소가 집중돼 있으며, 2009년에는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것이 공식 확인되면서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주광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미래융합연구부장은 “2009년 10월 미항공우주국(NASA)은 ‘달 크레이터 관측 및 검출위성(LCROSS)’을 이 지역에 고의로 충돌시켰다”며 “충돌 당시 우주 공간으로 튀어 오른 파편을 관찰한 결과, 물과 얼음이 파편의 주성분이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달 상공 80km 위에 떠 있던 ‘달 궤도 탐사선(LRO)’이 이를 관측했고, 이후 이 지역이 있는 달 뒷면의 탐사 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달 남극에 얼음이 있다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가장 큰 것은 향후 달에 유인 우주기지를 건설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최기혁 항우연 책임연구원은 “달에 존재하는 물은 사람이 마실 수 없다 하더라도 산소와 수소로 분해할 수 있다”며 “특히 수소는 연료로 사용될 수 있는 만큼 유인 달 기지를 운영하는 등 동력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핵융합 발전의 원료가 되는 헬륨-3과 태양광 발전 패널 제작에 사용되는 실리콘 등 자원이 풍부해 달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등 가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지구로부터 오는 전파에 자유로운 ‘청정지대’...심우주 관측 지역으로도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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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뒷면은 지구와 전파 교신이 불가능해 전파 청정지대로 불린다. 이 지역에 전파망원경 등 관측 장비를 설치할 경우, 고해상도로 심우주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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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달 뒷면은 직접적 전파 교신이 불가능한 이른바 ‘전파 청정지대’로도 불린다. 달의 전면부에 완전히 막혀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의 탐사선과 교신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계역할을 하는 위성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CNSA는 창어 4호의 달 뒷면 탐사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5월, 통신 중계위성 ‘췌차오(오작교)’를 발사해 가동 중이다.

지구와 전파를 이용한 직접 교신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천문 관측 차원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최기혁 책임연구원은 “이 지역에 광학망원경이나 전파망원경이 설치되면 심우주도 고해상도로 들여다볼 수 있다”며 “우주 감시나 전파천문학 분야에서는 최적의 장소로 거론된다”고 설명했다. 또 달은 화성 등 다른 행성으로 갈 수 있는 ‘베이스 캠프’ 역할을 할 수 있다. 달의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해, 만약 달 기지에서 우주선을 발사하면 그만큼 중력을 극복하기 위한 연료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 가치 이용할 ‘첫 걸음’...중국 중심의 우주시대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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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12월 달 전면부 착륙에 성공한 중국의 창어(嫦娥) 3호.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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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어 4호는 이런 달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기 위한 첫걸음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네덜란드의 저무선주파수 탐지기, 독일의 달 표면 뉴트론 및 방사선량 탐지기, 스웨덴의 중성원자 탐지기 등 이례적으로 해외에서 개발한 장비도 장착했다. 일차적으로는 이런 탑재체를 이용해 달 토양과 암석의 수분 함량 등을 측정하고 달 과학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더 나아가서는 그간 타국에 의지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우주개발을 해온 중국이 다른 국가와 협력하기 시작하며 자국 위주의 우주 굴기를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NASA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은퇴하는 2024년에 맞춰, 중국이 독자적으로 국제우주정거장을 구축하고 각국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자오웨이신(焦維新) 중국 베이징대 지구우주과학과 교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은퇴하는 2024년 이후 중국 우주정거장이 유일한 우주정거장 역할을 맡아 우주실험을 수행하는 등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2007년 창어 1호를 발사하며 본격화한 중국의 달 탐사 프로그램은 2036년 유럽우주국(ESA)와 공동으로 유인 달 탐사를 준비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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