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문제로 상경길 등 승객들 2시간동안 떨어
탈선한 KTX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이 강릉역에서 우왕좌왕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 바람에 14명이 다쳤다. 대부분 중요한 일정을 소화하려고 열차를 탔던 승객들은 KTX 측의 안이한 대처와 늑장 조치를 탓했다. 승객 이모(45·여·강릉시)씨는 "자녀의 대학 입시문제로 서울로 가던 길이었는데 코레일과 강릉역의 안이한 대처로 결국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탈선한 KTX열차사고 현장에서 코레일 관계자 등이 수습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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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사고 직후 겨우 열차 밖으로 탈출한 뒤 곧바로 소방서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다른 승객 18명과 함께 강릉역으로 이동했다"며 "90도가량 꺾여 한동안 객차에 갇혀 있던 승객들보다 빨리 탈출해 그나마 일찍 수송됐지만, 나머지 승객은 한참을 추위 속에 떨어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강릉역에 도착한 이후에도 KTX 측은 2만7500원가량 승차권 환급 안내만 할 뿐 대체 이동 수단은 전혀 마련하지 않아 승객들과 마찰을 빚었다"며 "결국 상경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강릉역에서 사고 열차를 타고 평창역으로 이동할 계획이던 승객 방모(22)씨는 스키장 취업을 앞두고 중요한 일정이 있었지만, 사고로 물거품이 됐다.
방씨는 "열차를 타면 목적지까지 25분가량 소요되는데 이 사고로 사실상 2시간가량 발이 묶였다"며 "열차에서 탈출한 뒤 사고현장 주변에서 30분가량 서성였고, 추위를 피해 이동한 비닐하우스에서도 1시간가량 기다린 뒤에야 대체 수송 버스가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KTX 측의 늑장 대처뿐만 아니라 사고 직후 안이한 대응도 논란이다. 또 다른 승객은 "걷기조차 힘들 정도로 객차가 많이 기울었는데도 승무원들은 큰 사고가 아니라고만 해 답답했다"며 "사고 대피 과정에서도 여성 승무원 한 명이 나와 안내하는 등 안이하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강릉=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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