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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KTX열차 탈선까지…” 코레일 3주간 사고 10건, 안전대책 `무색`(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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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서울역에서 KTX 열차와 포크레인이 충돌한 사고 이후 8일 강릉선 KTX 탈선과 대구역 KTX 열차 고장까지 코레일이 운영하는 철도 구간에서 3주간 무려 10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코레일이 잇따르는 철도사고와 차량 고장에 대한 특단의 조치로 최근 차량 분야 총괄책임자와 주요 소속장 4명을 보직 해임하는 동시에 비상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또다시 사고가 발생한 것.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5일 대전 코레일 본사를 방문해 철도사고·장애와 관련해 "국민의 불만과 불신을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게 사고대응 매뉴얼, 유지관리체계, 직원훈련 등을 재정비해 철도안전대책 개선방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지 불과 3일 만이다.

◆ 이어지는 사고 행렬…3주간 9건이나 발생

지난달 19일 오전 1시 9분쯤 서울역으로 진입하던 KTX 열차가 선로 보수 작업 중이던 포크레인의 측면을 들이받아 작업자 3명이 다쳤다.

하루 뒤인 20일 오후 5시쯤에는 충북 청주 오송역에서 KTX 열차 전기공급 중단으로 고속철도 경부선과 호남선, 상·하행선 열차 120여 대의 운행이 지연됐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고 여파로 수많은 승객이 3시간가량 사고 열차에 갇히고 줄줄이 지연되는 열차 운행으로 승객 수만 명의 발이 묶였다.

22일에도 코레일이 운영하는 지하철 분당선 열차가 복정역과 수서역 사이 구간에서 고장으로 멈춰서 승객들이 1시간 넘게 열차에 갇히고 운행도 지연됐다.

23일에는 오후 10시쯤 서울 청량리역에서 경주로 가던 무궁화호 열차가 발전기 고장으로 원주역에 멈춰 운행이 1시간가량 지연됐다.

24일에는 오후 3시 광명역과 오후 8시 오송역에서 KTX 열차가 고장 나 운행이 지연됐다.

28일 오전 9시 13분쯤에는 광주 광산구 호남선 하남역 인근에서 선로 도색작업을 준비하던 김모(66)씨가 서울행 새마을호 열차에 치여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같은 날 익산역을 출발해 용산역으로 가던 호남선 KTX 열차가 익산역 부근에서 멈춰 서면서 열차 운행이 20여분 간 지연됐다.

8일에는 KTX 강릉선 열차가 탈선하고 대구역에서도 KTX 열차가 멈춰서는 등 고속철도 사고 2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오전 7시 35분쯤 강원 강릉시 운산동 일대 강릉선 철도에서 승객 198명을 태운 서울행 KTX 806호 열차가 탈선했다. 기관차 등 앞 2량은 T자 형태로 꺾였고, 선로가 파손됐으며 열차 10량 모두 선로를 이탈했다. 사상피해는 없었으나 14명이 다쳐 소방당국의 도움으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앞서 오전 6시 49분에는 서울로 향하던 KTX 286호 열차가 대구역을 통과하던 도중 선로에 30분 가량 멈춰섰다.

◆ "추운 날씨에 50분 밖에서 대기"…고객들 '분통'

이날 강릉선 사고로 주말 아침 승객 198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승객 일부는 타박상 등 상처를 입어 병원 신세를 졌다.

4호 차에 타고 있던 승객 이모(45)씨는 "열차 밖으로 나온 뒤 소방서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18명이 강릉역으로 되돌아왔다"며 "자녀 대학 입시문제로 서울로 가던 길이었는데, 강릉역의 후속 조치가 너무 안이해 분통이 터졌다"고 말했다.

오송역 사고 당시에는 열차에 타고 있던 일부 승객이 폐소공포증을 호소하며 유리창을 망치로 깨뜨리거나 독자적으로 선로를 걸어 사고 열차에서 탈출했다.

8일 사고에서는 승무원이 승객들을 비교적 신속하게 열차에서 내리게 하는 등 제대로 대처했지만, 주말 아침 강추위에 열차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고 또다시 열차를 기다리는 등 승객들의 불편은 컸다.

코레일은 "운행이 지연되는 열차의 승차권 구매 고객에게 문자로 연계수송, 운행중지, 전액환불 등 안내를 철저히 했고 철도역과 열차 안에서 안내방송을 지속해서 하는 등 고객 불편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 코레일 안전대책 실효 있나…총리 지적에도 3일 만에 또

이 총리는 지난 5일 코레일 본사를 방문해 오영식 사장으로부터 철도사고·장애 재발방지대책을 보고받은 뒤 일련의 사고·장애에 관해 엄중히 책임을 묻고 재발을 막을 것을 지시했다.

앞서 코레일은 지난달 30일 차량 고장에 따른 국민 불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차량 분야 총괄책임자와 주요 소속장 4명을 보직 해임하고 고속차량 등 분야의 전문가를 후임으로 발령하기도 했다.

최근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철도사고와 장애 예방을 위한 종합안전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사고로 코레일의 안전대책 마련 약속은 또다시 물거품이 됐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이날 오후 강릉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아무래도 기온이 급강하해 선로 상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까 추정한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정확한 사고원인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사고로 승객과 국민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며 "앞으로 이런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유지보수와 품질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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