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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비상경영” 비웃듯 이번엔 탈선…불안불안한 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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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강릉선 사고 등 최근 3주간 10건

총리 “코레일 안전 개선” 3일 만에

불신 커지자 김현미 장관 직접 사과

경향신문

16명 부상…막바지 복구 9일 강원 강릉시 운산동 KTX 강릉선 열차 사고 현장에서 코레일 관계자들이 선로에 있는 객차를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고 열차는 지난 8일 오전 7시35분쯤 강릉역을 출발해 서울로 가던 중 강릉역에서 5㎞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탈선했다. 이 사고로 직원·승객 등 16명이 다쳤다. 복구작업은 10일 새벽에 완료될 예정이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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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사고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철도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강릉선 고속열차(KTX)가 탈선하기까지 지난 3주간 크고 작은 열차 사고 10건이 일어났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난달 20일 충북 오송역에서 KTX 단전 사고가 발생한 후 ‘비상안전경영’까지 선포했지만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민의 질타와 불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9일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7시35분쯤 강원 강릉역을 출발해 서울로 가던 KTX 열차가 강릉역에서 5㎞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탈선했다.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탈선한 열차 기관차와 1호 객차가 선로를 완전히 벗어나 ‘지그재그’ 형태로 꺾일 정도로 위험천만한 사고였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6시49분쯤에는 서울행 KTX 286열차가 대구역을 지나던 중 선로에 30분가량 멈춰 서는 사고도 있었다.

이날 사고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5일 코레일 본사를 방문해 “국민 불신을 불식시킬 수 있게 철도안전대책 개선방안을 준비하라”고 주문한 지 3일 만에 발생한 것이다. 앞서 코레일도 비상안전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 코레일은 지난달 20일 오송역 KTX 단전 사고로 철도 이용객이 큰 불편을 겪고, 22일에도 분당선 전동열차가 고장나자 23일부터 지난 4일까지 10일간을 비상안전경영 기간으로 정해 철도안전대책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기간에도 열차 고장과 사고가 이어진 데다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탈선 사고까지 일어나면서 스스로의 조치와 구호가 무색해졌다. 코레일이 비상안전경영을 선포한 지난달 23일엔 오후 10시쯤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해 경북 경주역으로 가던 무궁화호 열차가 발전기 고장으로 강원 원주역에 멈춰 서 1시간가량 운행이 지연됐고, 24일에도 KTX 열차 2대가 고장나 각각 경기 광명역과 오송역에서 멈춰 서는 일이 있었다.

■ 코레일 종합안전대책 수립 약속도 ‘빈말’로

또 28일 오전 9시13분쯤 광주 광산구 호남선 하남역 인근에서는 선로 도색작업을 준비하던 60대 남성이 서울행 새마을호 열차에 치여 숨졌고, 같은 날 오후 6시30분쯤에는 전북 익산역 인근에서 서울로 가던 KTX가 멈추며 운행이 20여분간 지연됐다. 지난달 19일 오전 1시9분쯤 서울역으로 진입하던 KTX가 선로 보수작업 중이던 포클레인과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한 달도 안되는 기간 동안 무려 10건의 열차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잇따른 고장 사고 등의 책임을 물어 지난달 30일 차량 분야 총괄책임자와 소속장 4명을 보직 해임한 뒤 고속차량 분야 등의 전문가를 후임으로 발령하고, 종합안전대책을 수립하겠다던 코레일의 공언도 물거품이 됐다.

이날 강릉선 사고 현장을 찾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철도 사고가 또다시 발생한 것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최근 빈번하게 발생한 철도 사고와 관련해 코레일 사장이 국회에서 두 번이나 사과하고, 3일 전에는 총리가 재발 방지를 강력히 지시했음에도 또다시 사고가 일어나 좌시하기 어려워졌다”며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에 대한 신뢰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을 만큼 무너졌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 안전관리체계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기강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섭·최승현·김원진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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