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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나노입자로 힘세고 오래가는 배터리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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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5nm 크기 이산화티타늄 나노입자가 집합체로 모여 이룬 속이 빈 구 형태(hollow nanostructure)의 구조.이 구조에서 리튬이 효율적으로 저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 = IBS]


국내 연구진이 출력이 세고 오래 가는 배터리를 만들 신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를 리튬이온전지의 전극으로 사용하면 기존 배터리보다 용량을 30% 이상 높여 '고용량 배터리'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현택환 단장이 이끄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은 수나노미터(nm·1nm는 10억 분의 1m) 크기의 이산화티타늄 나노입자를 이용해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배터리 용량을 높이기에 최적화된 구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현재 대부분의 전자기기의 배터리로는 리튬이온전지가 사용된다. 그런데 리튬이온전지의 용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극을 개선해야 한다. 이렇게 전극을 개선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이산화티타늄(TiO2)을 기존 흑연 전극을 대체할 새로운 음극 소재로 꼽고 있다. 격자 사이사이에 리튬을 저장할 수 있어 용량을 높이기에 적합하고, 흑연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친환경적이라는 장점까지 갖췄다.

연구진은 나노 이산화티타늄 입자의 크기 등을 바꿔가며 다양한 구조를 합성했고 최적의 구조를 찾아냈다. 수나노미터(nm) 크기 이산화티타늄 입자가 속이 빈 구의 형태로 2차 입자를 형성할 때 가장 안정적이면서 효율적으로 리튬이 저장된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어 이 나노구조를 음극으로 적용한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하고, 포항방사광가속기에서 X선 분광실험을 진행하며 미시적 구조와 배터리의 성능 사이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새로 개발된 배터리는 리튬이온 저장성능을 30% 이상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00회 넘게 충·방전을 반복해도 고용량, 고출력을 유지했다. 속 빈 구 형태의 구조가 초과로 저장된 리튬을 안정화시키기 때문에 안정성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폭발 등 안전문제로부터도 자유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성영은 나노입자 연구단 부연구단장은 "나노입자의 성능 한계와 안정성, 안전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나노입자를 활용해 배터리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분야 최고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JACS) 11월 2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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