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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국책銀, 자동차·조선업 자금지원시 성과급"…실효성은 '글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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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 10일 조선업 현장 간담회서 밝혀

이데일리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에서 둘째)이 10일 경남 고성군 조선해양특구 내 이케이중공업에서 열린 조선업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내년부터 KDB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자동차·조선 업종 기업에 신규 대출과 투자를 늘리면 은행 경영 평가에서 가점을 부여해 임직원 성과급을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만약 빌려준 돈을 떼여도 업무 담당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면책 제도도 도입한다.

이는 보수적인 영업 관행을 가진 시중은행이 자동차 부품업체의 대출을 회수하는 등 돈줄 죄기에 나서자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기간 산업에 유동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작 국책은행 실무진은 실효성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0일 경남 고성군 조선해양특구 내 이케이중공업에서 열린 조선업 현장 간담회에서 “국내 경기와 산업 환경에 동태적으로 대응하도록 국책은행 경영 평가 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매년 경기 상황과 산업 전망을 고려해 집중 지원이 필요한 주력 산업을 선정할 것”이라며 “해당 분야에 대한 국책은행 자금 공급 실적을 평가해 성과급 결정 등에 반영함으로써 임직원이 적극적으로 자금 공급에 나설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금융위는 내년 국책은행의 자금 공급 실적 평가 대상 업종을 국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자동차와 조선업으로 정하고, 해당 업종 기업에 대한 대출·투자 등 신규 자금 공급 목표를 예년 평균보다 확대하기로 했다. 이 같은 자금 신규 공급 및 대출 만기 연장 실적을 은행의 경영 평가 점수에 반영하겠다는 것이 금융위 계획이다. 구체적인 공급 목표는 자동차, 조선업의 과거 3년간 신규 자금 공급 및 만기 연장 실적을 바탕으로 업황과 매출 전망 등을 고려해 결정하기로 했다.

현행 공공기관운영법상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담당 부처인 금융위 경영예산심의회가 매년 경영 평가 등급을 정한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기획재정부가 담당 부처이지만 2009년부터 금융위 경영예산심의회가 업무를 위탁받아 기재부와 공동으로 평가 등급을 매기고 있다. 경영 평가 결과는 해당 기관의 임직원 성과급과 기관 예산 및 정원 확대 등에 반영한다.

또 금융위는 기업 대출 등 여신 업무 담당자 면책 제도를 각 은행 내규에 반영하고, 주력 산업 지원 과정에서 생긴 손실은 경영 평가 때 손익 산출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은행 임원이나 실무진 등이 대출 부실 책임을 지는 것을 꺼려 자금 지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해 중형 선박을 건조하는 중소 조선사에 1000억원 규모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을 지원하고 정책 금융기관의 조선 기자재 업체 대출 보증 만기도 1년 연장하는 등 다른 금융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조선업 같은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단기적인 금융 지원만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업체의 자체적인 노력이 선행돼야 하고 정부도 재정, 연구·개발(R&D), 우수 인력 양성 등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국 방침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 이도 적지 않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도 은행인 만큼 자체적인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개별 회사에 대출을 취급한다”면서 “정말 회수가 불가능해 보이는 기업까지 정책 금융을 지원하면 국민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판이 따라올 수 있는 만큼 아무 데나 돈을 빌려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책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가 정책 개편의 큰 틀만 제시한 것일 뿐이어서 이것만 보고 실효성을 논하긴 어렵다”며 “분명한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얘기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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