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이 전직 외교관인 캐나다인 1명을 억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으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하며 양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일이라 눈길이 쏠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랠프 구데일 캐나다 공공안전부 장관은 “우리 국민 1명이 중국에서 억류된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캐나다는 중국 측에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외교부도 억류 사실을 인지하고 중국 측에 직접 문제를 제기했으며 억류 캐나다인 가족에 대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데일 장관은 현시점에서 캐나다인 억류가 멍 부회장 체포와 연관이 있는지 확실한 징후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억류 시점이 캐나다의 멍 부회장 체포 이후인 것으로 알려지며 중국이 ‘보복’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억류된 캐나다인은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의 마이클 코프릭(Michael Kovrig)으로 전직 캐나다 외교관이다.

코프릭은 ICG의 선임 고문으로 북한 관련 보고서 작성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가 억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주까지 홍콩에 머물다 베이징으로 갔으며 10일 트위터에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언론인과 컨설턴트로 활동하다 2013년 캐나다 외교관이 됐다. 2016년에는 베이징과 홍콩 주재 캐나다 공관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멍 부회장은 캐나다 벤쿠버에서 미국의 요청으로 체포됐다. 이후 중국 외교부는 지난 8일 성명에서 러위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이 베이징 주재 캐나다 대사를 초치해 강한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멍 부회장을 즉각 석방하지 않으면 상응하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멍 부회장 사태 이후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州) 무역사절단이 중국 방문 계획을 취소했고 캐나다 기업과 중국 측의 임박했던 거래 합의도 무산된 바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