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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美, 헤즈볼라-중남미 범죄조직 연계 우려…남미삼각지대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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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언론 "미 국무부, 현지 범죄조직과 긴밀한 관계 의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중남미 지역 범죄조직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연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브라질 언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 테러 부처는 중남미 범죄조직과 헤즈볼라가 우려할 수준의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미 국무부는 특히 멕시코의 대형 마약 카르텔과 헤즈볼라 간의 협력 가능성과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 접경 남미삼각지대에서 흘러나온 자금의 전달 통로로 의심되는 베네수엘라-이란 관계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 대 테러 부처 관계자는 "테러조직과 범죄조직이 손잡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위험을 주시하고 있다. 그들 사이에는 어떤 형태의 협력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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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앞서 레바논과 인접한 국경 지역에서 헤즈볼라가 뚫은 '공격용 터널'을 파괴하기 시작한 이스라엘 정부는 터널 설치 책임자 중 한 명이 멕시코 카르텔로부터 훈련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멕시코, 베네수엘라, 남미삼각지대 등에서 헤즈볼라가 현지 범죄조직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지난 9월 말에는 미국 정부에 의해 헤즈볼라 자금지원책으로 지목된 아사드 아흐마드 바라카트(51)가 브라질 남부 파라나 주(州) 포즈 두 이과수 시에서 체포됐다.

바라카트는 여권을 갱신한다며 허위로 작성된 서류를 제출했다가 지난해 8월부터 파라과이 경찰의 추적을 받았으며 인터폴의 적색수배 명단에도 올라 있었다.

미국 재무부는 2006년부터 바라카트를 헤즈볼라 자금지원책으로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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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실형을 선고받았을 당시 바라카트(오른쪽)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남미에서는 바라카트를 둘러싸고 그동안 여러 차례 테러 관련설이 제기됐다.

바라카트는 1994년 7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발생한 아르헨티나-유대인 친선협회(AMIA) 폭탄테러에 자금을 지원한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됐으나 혐의는 입증되지 않았다. 중남미 최악의 테러로 기록된 이 사건으로 85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쳤다.

2000년대 초반 파라과이 검찰은 바라카트가 운영하는 업체들을 헤즈볼라의 자금줄로 의심하고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바라카트는 테러조직 자금 지원설을 부인하면서 레바논 이스라엘 점령지구 내 고아들을 돌보는 단체에 돈을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라카트는 2002년 브라질에서 외환 도피와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체포됐으며, 1년 후 파라과이로 추방돼 불법 해외송금 등 혐의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2008년에 석방된 후에는 브라질의 포즈 두 이과수 시로 거주지를 옮겼다.

브라질의 포즈 두 이과수 시는 아르헨티나의 푸에르토 이과수 시, 파라과이의 시우다드 델 에스테 시와 함께 남미삼각지대를 이루는 곳이다. 3개 도시의 인구를 합치면 100만 명 정도다.

남미삼각지대에서는 밀수와 마약·총기 밀거래가 대규모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미국 정부는 이곳에서 불법 조성된 자금이 이슬람 테러조직에 흘러 들어간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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