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반갑지만 난민 불인정 처분엔 납득할 설명 있어야"
인터뷰 하는 예멘인 E씨 |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백나용 기자 = 14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으로부터 제주에서 예멘인 가운데 처음으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E씨는 "이제 안심이네요"라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14일 오후 제주 최초의 중동·할랄 음식점인 제주시 삼도동의 레스토랑 '와르다'에서 그를 만났다.
12시 개점 시간에 맞춰 찾아간 레스토랑엔 두 명의 예멘인 난민신청자와 대표가 분주히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난민 신청 심사결과 발표와 관련해 예멘인 난민 신청자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찾아간 그곳에서 우연히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E씨를 만나게 됐다.
레스토랑에 들어선 그의 표정엔 우선 기뻐하는 표정이 가득했다. 말하지 않아도 그가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2명 가운데 한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에게 다가가 기분이 어떤지 묻자 "무척 반갑네요"라며 짧게 대답했다.
그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느꼈던 감정을 다시 떠올리게 됐다고 했다. "이제 안전하게 지낼 수 있구나"하는.
그의 얼굴에는 '싱글벙글' 웃음이 묻어나왔다.
그는 몇 마디 얘기를 하다 곧바로 예멘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 내용을 묻자 어머니가 너무나 기뻐했다고 말했다.
제주 첫 예멘인 난민인정자 |
그는 예멘에 있을 때 8년 간 기자 일을 했다. 후티 반군 등에 비판적인 기사를 써 납치·살해협박 등을 당했다고 말했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E씨가 향후에도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해 난민 지위를 부여했다.
22명이 난민 불인정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그래도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들 역시 이의신청 등 기간에 한국에서 안전하게 보낼 수 있으니까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22명이 왜 난민 불인정 처분을 받게 됐는지는 명확한 기준을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또 다른 난민 인정자 H씨와 통화를 부탁했다. 영어를 하지 못하는 H씨에게 소감을 물어달라고 했다.
그는 H씨와 짧게 통화한 뒤 전화를 끊었다. 늘 시무룩한 표정에 불안한 얼굴이었다는 H씨가 오늘은 목소리가 너무 가볍고, 기쁨에 넘쳤다고 전했다.
E씨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한 단체의 초청을 받아 서울로 가 예멘 난민의 상황에 관해 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 뒤엔 말레이시아에 머무는 할머니도 만날 계획이다.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그는 가족들도 한국에 데려올 수 있게 됐다.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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