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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선정적·폭력적 영상 잔뜩”…초등생 꿈 ‘유튜버’ 악영향 받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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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희망직업 5위, 인터넷방송진행자

문제는 폭력적·선정적 콘텐츠 그대로 노출

학생 10명 중 4명 유해 영상물 시청

아시아경제

초등학생.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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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초등학생 희망직업 조사에서 ‘유튜버’로 불리는 인터넷방송 진행자가 10위권 안에 포함됐다.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지난 13일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2018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 기준 인터넷방송진행자가 희망직업 5위(4.5%)에 올랐다. 자신이 잘할 수 있고 관심 있어 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거기에 수익도 얻을 수 있어 장래희망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초등생들의 장래희망이 될 정도로 성장한 분야인 만큼, 10대를 위한 안전장치가 있냐는 것이다. 가치관이 성립되어 가는 초등생들이 각종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영상에 그대로 노출돼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로그인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유튜브에서는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는 영상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성인만 볼 수 있는 영상은 성인 계정으로 로그인해야 볼 수 있지만, 영상을 소개하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이미지는 누구나 마음대로 볼 수 있다. 이를 소개하는 선정적인 제목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가 하면 사실상 범죄 수준의 엽기 행각을 보이며 구독자를 확보하는 유튜버도 있다. 해당 유튜버는 관련 규정에 따라 계정이 정지됐지만, 수위만 다를 뿐 일부 성인 유튜버들은 꾸준히 자극적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초등생들이 그대로 보고 따라 할 수도 있다. 일부 초등생들의 경우 ‘엄마 몰카’의 콘텐츠를 만들거나 반려동물을 학대하는 엽기적인 콘텐츠도 만들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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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가짜뉴스 역시 초등생이 여과 없이 그대로 수용, 좋지 않은 가치관을 성립할 수 있다. 일례로 한 유튜버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치매에 걸렸다는 취지로 방송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성인들은 관련 뉴스를 찾아 사실이 아닌 가짜뉴스인 것을 알아낼 수 있지만, 초등생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짜뉴스임을 알아채기가 어렵다.

종합하면 초등생들 사이에서 유튜버가 장래희망이 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하지만, 이들이 보고 듣는 콘텐츠에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영상들도 있어 성장기 초등생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초등생을 포함한 청소년들은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영상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사한 ‘2017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초·중·고 조사대상 학생 4500명 가운데 26.3%가 유튜브를 통해 유해 영상물을 시청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청 유해 영상물 종류로는 △폭력적이고 잔인한 영상이 20.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야한 내용의 영상이 12.2% △유명인 비방 내용 10.6% △청소년 불법 행동 내용 5.7% △거짓 광고 및 돈거래 영상이 4.2%였다.

유해 영상 시청에는 별다른 제약이 없었다. 유튜브를 통해 유해 영상물을 시청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에게 시청 시 어떤 제약을 경험했는지 물었을 때, ‘별다른 제약 없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44.0%로 집계됐다. 학생 10명 중 4명은 아무런 제약 없이 유해 영상물을 시청했다는 셈이다.

선정적이고 원색적인 욕설인 악플도 문제다. 지난해 12월 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 발생한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 신고는 14,908건으로 지난 2013년(6320건)과 비교하면 3년 만에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이런 악플은 실제 우울증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한 사례에 따르면 성인들의 경우도 악플로 대인기피증에 시달리거나 심하면 입원까지 할 수 있다. 악플로 인해 초등생들이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전문가는 아이들 등 청소년들이 유튜브 등 미디어에서 어떤 부작용과 악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 분석해, 해결책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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