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예비소집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내년부터 서울에서는 조기유학 등을 이유로 초등학교나 중학교 취학을 미루는 방식이 달라진다.

서울시교육청은 취학의무 유예·면제 신청서 온라인 제출과 조건부 취학의무 유예제를 폐지하는 등 '의무교육단계 아동·학생 취학이행 및 독려를 위한 시행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내년 1월 시행한다고 16일 밝혔다.

내년부터는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취학의무를 유예·면제받고자 할 때 반드시 학부모(보호자)가 직접 학교를 방문해 신청서류를 내야 한다.

현재는 서류를 온라인으로 제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홈페이지로 서류만 주고받으면 아동을 학대하고 이를 숨기고자 취학을 미루는 등 허위신청을 학교가 발견하기 어려워 취학유예·면제 신청서류는 학교에 와서 내도록 바꿨다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초등학교 취학대상 아동 관리는 2016년 '원영이 사건' 이후 강화됐다.

당시 피해 아동 친부와 계모는 취학유예를 신청했고 학교는 아동을 데리고 의무교육관리위원회에 출석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이상징후가 포착됐고 학교가 수사기관에 신고해 아동학대가 드러났다.

조기유학 시 이용되던 조건부 취학의무 유예제는 사라진다.

이 제도는 미인정 유학이나 미인가 교육시설 진학을 이유로 취학을 유예하고자 할 때 예비학부모(보호자)가 자녀(아동)의 소재 등을 매달 또는 분기마다 신고하는 조건으로 이를 승인해주는 것을 말한다.

교육청은 조건부 취학유예에 법적 근거가 없고 학교생활기록부 관리지침과 충돌해 제도 폐지를 결정했다. 경기나 인천처럼 제도가 없거나 사문화된 지역이 많다는 점도 고려했다.

이미 자녀를 유학 보낸 학부모는 이번 제도 변화를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올해 말일 이전 조건부 취학유예를 승인받은 경우 승인 기간이 끝날 때까지 효력이 유지된다.

예비학부모도 교육청의 미취학 아동 소재파악에만 성실히 응하면 된다.

취학을 미루지 않고 유학을 가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 일정 기간 후 '장기결석 아동'으로 분류돼 관리대상에 오르지만, 이것이 귀국 후 국내학교 전입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다만 관리대상 아동은 다시 국내학교에 다니기 전 반드시 '교과목별 이수인정평가'를 치러 그 결과에 따라 학년이 정해진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 의무교육 시기 유학은 인정과 미인정으로 나뉜다.

대체로 부모 등 부양의무자가 주재원 등으로 외국에 나가면서 자녀가 따라가는 형태면 인정 유학이고, 그 외 경우는 미인정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조기유학은 미인정일 때가 많다. 작년 미인정 유학을 떠난 초등생은 전국적으로 3천300여명이다.

한편 이번 지침개정으로 '특수교육을 이수하기 어려운 정도의 장애가 있는 경우'도 취학의무 면제 사유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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