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경제에 대해선 국민 70.9%가 '부정적'이라고 전망할 정도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국경제연구원 설문에서 내년에 우리 경제를 위협할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 것도 '경제성장률 둔화'다.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정부는 올해와 유사한 2.6~2.7%로 전망했다. 그러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조차 "개인적으로는 이보다 낮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책적 목표와 투자 활성화 의지를 담아서 이런 성장률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미국·중국·일본의 성장세 둔화, 통상마찰 심화 등으로 기업 투자 심리가 내년에는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등을 조기에 착공하고 16조원 규모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신속 가동하며 중소·중견기업 투자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등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이런 정책 중에는 상충되는 내용도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기다리지 말고 먼저 찾아나서서 기업 투자의 걸림돌을 해소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투자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정부가 무엇보다 서둘러야 할 것은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개혁과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 개혁이다. 이 두 가지 개혁이 지지부진하면 아무리 투자 활성화를 부르짖어도 효과를 내기 어렵다.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해 정부가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을 묻는 한국경제연구원 설문에서도 응답자들은 전폭적인 규제 개혁,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업 지원, 노동유연성 확대 순으로 대답했다.
정부는 2019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서비스발전기본법 조속 입법, 숙박공유와 카셰어링 등에 관한 규제 해소, 임금 체계를 공공기관부터 연공급 위주에서 직무급 중심으로 전환 등의 방안을 또 제시했다. 지난 정부에서부터 몇 년째 되풀이되는 정책과제다.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려는 의지가 분명하다면 정부는 이제 이들 노동 시장 개혁·규제 완화 방안에서 뭔가 가시적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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