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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리베이트도 가지가지…병원에 '프로포폴 할인' 제약사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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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대표 및 임직원 30명·의료인 36명 입건

최대 30% 할인…711개 병원 8억7000만원 혜택

1억원 상당 투약 장비도 47개 병원 무상 제공

거래 내역 조작 등 본사 차원 조직적 움직임

뉴시스

프로포폴.<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습니다.>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자사 의약품 판매 촉진을 위해 개인병원 수백 곳에 '프로포폴 가격 할인'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제약사는 거래 내역을 조작하는 등 본사 차원의 조직적인 움직임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제약사들은 리베이트 사건이 일어나면 영업사원 개인의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해왔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3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711개 개인병원에 프로포폴을 최대 30%까지 할인해 주는 방법으로 8억7000여만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A제약사 대표, 임직원 등 30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이 기간 동안 47개 병원에 1억원 상당의 프로포폴 투약 장비를 무상 제공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또 A사로부터 이같은 혜택을 받은 의료인 등 36명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A사는 프로포폴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전환되면서 감소한 매출을 늘리기 위해 거래처 병원을 대상으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A사는 2013년 1월부터 거래 병원에 판매한 프로포폴 값을 받는 단계에서 할인해 주는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수면마취제를 일정 시간마다 일정량 주입하는 의료장비를 거래 병원에 무료로 주는 정책도 병행했다.

이는 식약청이 2011년 초 프로포폴을 마약류로 지정하고, 2012년 4월 일괄 약가인하 정책을 단행한 이후 매출 하락을 막기 위해 진행한 조치였다. 약가인하는 의약품 실거래가를 보험수가에 반영해 가격 거품을 걷어내는 등 효율성 도모를 위한 정책이다.

A사는 이 같은 정책을 본사 차원에서 시행하기 위해 자사 마케팅팀, 구매팀, 재경팀 등이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으로 인한 미수금을 마치 현금으로 받은 것처럼 거래원장을 조작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리베이트에 대해 영업사원의 일탈 행위로 책임을 회피하던 기존 사례와 달리, 회사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수립해 관리한 것이 드러난 사례"라고 설명했다.

wrc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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