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3 (월)

강릉 펜션서 고교생 3명 사망·7명 의식불명 "일산화탄소 중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강릉 펜션서 고3생 10명 일산화탄소 중독
3명 사망, 7명 의식불명
현장 일산화탄소 농도 155ppm
"가스보일러 연통 빠져…누출 가능성"

18일 오후 1시 12분 강원 강릉시 저동 경포아라레이크 펜션에서 고교생 10명이 숨지거나,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망자는 3명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7명은 입에 거품을 물거나 구토하는 상태라고 소방관계자는 전했다. 학생들은 현재 인근 병원 응급실 3곳으로 옮겨져 고압산소치료 등을 받고 있다. 강릉아산병원 관계자는 "숨진 학생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판명됐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18일 오후 1시 12분 강원 강릉시 저동의 한 펜션에서 10명의 학생들이 숨지거나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됐다. 사진은 사고가 난 펜션. /고성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직후 사망자가 3명이라고 밝혔다가 이후 4명으로 늘어났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3시 20분쯤 다시 사망자는 3명이라고 정정했다. 소방 측은 "무전과정에서 사망자가 중복되면서 착오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죽거나 다친 학생들은 서울 은평구 갈현동 소재 대성고 남학생들로 올해 수능을 치른 3학년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각각 인문계(문과) 2개반 소속이라고 한다. 대성고는 사고 소식을 접한 뒤 3학년 교사들을 전원 소집했다. 대성고 관계자는 "학생들은 학교 출석대신 현장체험학습을 신청, 강릉 여행을 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조선일보

그래픽=김란희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고가 난 건물은 대지면적 238, 연면적 268 크기로 지난 2013년 10월 준공허가를 받은 후, 다른 이름의 펜션으로 운영되다 지난 7월 지금의 이름으로 영업신고를 했다.

10명의 학생들은 복층(複層)인 펜션 201호에 묵었다. 소방대원이 펜션에 도착했을 당시 학생들은 1·2층 공간에서 각각 발견됐다고 한다. 보건소 관계자는 "영업 신고 당시 안전·위생 점검 결과 펜션에 시설 하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펜션은 가스보일러로 난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이 확인한 결과, 펜션의 보일러 배기가스 연통이 분리되어 있었다고 한다. 보일러에서 나온 가스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해 학생들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선일보

서울 대성고에 다니는 고3생 10명이 강원도 강릉 경포 부근의 한 펜션에서 숙박하다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다. 소방대원들이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고발생 이후 펜션 1·2층의 일산화탄소 농도는 155ppm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 수치(20ppm) 8배에 달한다. 소방관계자는 "학생들이 의식을 잃었을 시점의 일산화탄소 농도는 155ppm보다 훨씬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현재로선 자살·타살이 아닌 사고사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광역수사대를 주축으로 수사전담반을 꾸렸다. 강릉경찰서·국립과학수사연구원·가스안전공사 등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사고가 발생한 경포아라레이크 펜션 내부에서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스보일러 등을 중점적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18일 고3 수험생 10명이 사망하거나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된 강원도 강릉시 저동의 한 펜션 201호 내부. /경포아라레이크펜션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10명의 18일 강원 강릉시 저동의 한 펜션에서 10명의 학생들이 숨지거나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됐다. 사진은 사고가 난 펜션의 보일러와 연결되는 LPG 가스통의 모습. /펜션 소개 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강릉=손덕호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