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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정부 내각에 女기업가들 적극 영입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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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여성 기업가나 정치인 수가 많지 않은 가장 큰 요인은 편견이나 육아, 롤모델 부재가 아닙니다. 바로 자신감입니다."

지난 11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와 한국암웨이가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여성 리더십 포럼'에 연사로 참석한 샘 포톨리키오 조지타운대 교수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여성들이 스스로에게 '내가 과연 저런 정치적인 위치나 임원 자리에 어울릴까'라고 반문하는데, 두려움을 떨쳐내고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톨리키오 교수는 조지타운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글로벌 교육센터장을 맡고 있다. 리더십, 심리학, 미국정치학 전문가다. 그는 암웨이에서 매년 발표하는 암웨이 글로벌 기업가 정신 보고서(AGER)에 몇 년 전부터 참여하고 있다.

포톨리키오 교수에 따르면 그가 운영하는 리더십 프로그램에서 여성이 75%를, 내성적(introvert) 성격인 사람들이 50%를 차지한다. 그는 "여성들이 창업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실현 가능성(feasibility)인데 결국 이건 자신감 때문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더십 프로그램은 자신이 리더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리더가 되도록 자극(nudge)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단순히 남녀 문제가 아니라 종교적인 이유로, 직업적인 이유로 리더가 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여성들 자신감을 키우고 그들을 창업으로 이끌 수 있을까. 그는 세계 최연소 여성 자수성가 부자로 유명한 세라 블레이클리 스팽스 창업자 사례를 들었다. 그는 매일 저녁 아버지에게 '오늘은 무엇을 실패했니'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이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첫 번째로 여성들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도전하는 여성을 축하해주고 응원하는 문화다. 포톨리키오 교수는 "아이슬란드에서 일곱 살짜리 남자아이를 만나 꿈이 무엇이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부총리'라고 답했다"면서 "왜냐고 물어보니 '총리는 여자가 될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아이슬란드에서 여성들 꿈에 천장이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아이슬란드 총리는 지금도 여성이고 2009년에 이미 첫 여성 총리가 나왔다.

2018년 암웨이 기업가 정신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기업가정신지수는 아시아 평균(59)이나 세계 평균(44)보다 매우 낮은 35에 불과하다. 그가 여성들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실현 가능성에서 특히 점수가 낮다. 여성들이 '창업해서 성공하지 못할 거야'라고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포톨리키오 교수는 "한국은 일본과 함께 여성들 자신감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라면서 "한국 여성들은 이 점에 대해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톨리키오 교수는 방한 기간 중 암웨이 ABO(암웨이비즈니스오너)들을 대상으로도 리더십 강연을 했다. 암웨이 ABO도 80%가 여성이다. 암웨이에 따르면 한국 여성 창업의 또 다른 특징은 다른 국가에 비해 이윤 추구를 좇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고용 형태에서도 직원을 두고 일하기보다 혼자 일하는 쪽을 선호한다. 이는 한국 여성들의 창업이 경제적인 이유가 많고, 소규모 창업 등 부담이 작은 방향을 선호한다는 해석이다.

정치 리더십, 특히 대통령 리더십에 대해 연구했던 포톨리키오 교수는 '기업가 정신'과 '정치 리더십'에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한다. 둘 다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기업가들은 시장 가치와 수익화를 따진다는 점이 정치 리더십과 가장 큰 차이"라면서 "정부 내각이나 대통령 비서실에 기업가들을 적극적으로 임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어떤 국가 주식시장에 투자한다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는 전체 기업가에서 여성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와 의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라면서 여성 리더십이 결국 국가 성장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덕주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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