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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강릉 펜션 사고'…"장시간 일산화탄소 흡입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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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이영민 기자] [전문가들 "저농도 일산화탄소 오랜 시간 흡입한 듯…유출 시설은 보일러가 유력"]

머니투데이

18일 강원 강릉시의 한 펜션에서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10명이 단체로 숙박하던 중 숨지거나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됐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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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시 저동의 한 펜션에서 수험생 3명이 사망한 원인으로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18일 "(현장에서) 일산화탄소 농도가 나왔다는 것으로 봤을 때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소방청 관계자는 "이날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원이 간이측정한 일산화탄소 농도는 150ppm"이라며 "간이측정이므로 정확한 수치는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일산화탄소를 들이마시면 순간적으로 어지러움이나 메스꺼움 자각 증상이 나타난다"며 "하지만 음주 후 등 인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자각하지 못하고 오랜 시간 일산화탄소를 흡입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일산화탄소 농도 1400ppm 정도를 한 번이라도 들이마시거나 20~3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정도 흡입했을 경우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높은 농도의 일산화탄소를 흡입하면 어지러움·메스꺼움 등 증상이 바로 나타난다.

참변을 당한 학생들의 경우 고농도가 아닌 저농도의 일산화탄소를 오랜 시간 흡입해 자각하지 못하다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일산화탄소가 발생할 수 있는 곳은 현재까지 가스 보일러로 추정된다. 경찰에 따르면 학생들이 머문 펜션 안에는 가스레인지가 아닌 인덕션이 있었고 베란다에 가스 보일러가 설치돼 있었다.

이 교수는 "일산화탄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시설은 가스 보일러"라며 "인덕션의 경우 산소를 소모하는 기기가 아니어서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보일러의 경우 일반 가정집도 배기구가 잘못 설치되는 경우 가스가 집 안으로 새어 들어와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일이 잦다"며 "가스 보일러 배기구 등에 틈새가 있어 연성가스가 새어나왔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우 숭실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연료통이 밖에 있어도 펜션이라면 화장실에 보일러가 있을 것"이라며 "보일러 상단에 배기통이 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2분쯤 강원 강릉시 저동의 한 펜션에서 수험생 3명이 숨졌다. 경찰은 자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가스 유출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이날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진행한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은 "일산화탄소(가 유출될) 시설이 뭐가 있는지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라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도 이를 함께 수사한다"고 말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이영민 기자 lets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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