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생들 강릉 펜션서 참변
“제발 살아 있기를” 달려온 부모들
“사고 조심하라 했는데 …” 말 못이어
주민 “다 큰 자식들을 … 기막힌다”
학생 일부는 수시로 대학 합격
![]() |
수능을 마치고 강원도 강릉에서 체험학습 중인 학생 10명이 숙소인 펜션에서 18일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이들 중 3명이 숨졌다. 이날 오후 국과수 요원들이 현장조사를 위해 펜션으로 들어가고 있다.[김상선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또 다른 희생자인 안성무(19)군의 어머니는 이날 오후 8시40분 고려병원에 도착했다. 어머니는 아픈 몸을 휠체어에 의지해 들어왔다. 영안실에 들어서며 “아~ 나 어떡해~”라며 오열했다. 사회복지학 전공으로 수시 합격한 안군은 평소 봉사활동도 많이했다고 한다. 사고 소식을 전해 들은 서울에 사는 다른 8명 학생의 학부모도 김군의 어머니와 비슷한 마음으로 “제발 살아 있기를…”이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강릉으로 달려왔다. 지난달 수능 시험을 마친 이들은 일부는 수시에 합격하고 일부는 정시를 남겨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그동안 힘들었던 고교 생활의 스트레스를 친구들과 풀라고 보내준 여행 같은 체험학습이었다.
강릉시 사천면 아산병원에서 만난 도학윤(19)군의 아버지는 “시험 끝나고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스트레스 풀겠다고 해서 보내준 것”이라며 “멀리 가는 거라 사고 조심하라고 (그렇게 당부했는데)…”라며 울먹였다. 그는 “아들이 살아 있다고 하는데 아직 얼굴을 보지 못했다.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 |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번 사고는 수능시험을 마친 뒤 진행된 체험학습 과정에서 발생했지만, 동행 교사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성고 관계자는 “개인 체험학습이기 때문에 학교는 승인만 해준다”며 “매우 가슴 아픈 일이 벌어졌고 학교도 진상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체험학습을 허가한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학생 신청→학부모 동의→학교 승인’의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서울 은평구 소재의 대성고도 큰 슬픔에 잠겼다. 이날 오후 대성고 정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대성고 관계자는 “1·2학년은 오늘이 기말고사 마지막 날이어서 오전에 시험을 치르고 모두 하교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대성고는 19~21일 휴업을 하기로 했다.
강릉=박진호·최종권·이태윤 기자, 김정연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네이버에서 '중앙일보' 구독 후 안마의자 받자!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