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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입에 거품이 막 나오고 그래요”…강릉 펜션 사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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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18일 강원 강릉시 경포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끝낸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강릉 아산병원 고압산소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학생이 응급센터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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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강원 강릉시 경포의 한 펜션으로 우정여행을 떠난 서울대성고등학교 3학년 학생 10명이 18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된 가운데 당시 펜션 관계자가 119에 신고했던 내용이 공개됐다.

19일 ‘JTBC’가 국회 행정안전위원 소속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18일 오후 1시12분께 펜션 관계자는 119에 ‘아이들이 쓰러져서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는 취지로 다급히 신고를 한다.

펜션 관계자 A 씨는 119에 “여기 (강릉) 저동 펜션인데요”라며 “수능 끝난 학생들이 보호자 동의하에 숙박했는데 10명이 다 안 일어나고 거품 물고 안 나와서 (문을) 두들겨 봤더니만 전부 다 안 일어나고 쓰러져 있어요. 10명이”라고 다급하게 말한다.

119 상황실에서 “10명이나 쓰러져 있는 거예요?”라고 묻자 “네 10명이 다 안 일어나요”라고 답한다.

상황실은 이어 “숨 쉬는 건 어때요?”라며 현재 상황을 묻자 “숨 쉬는 건 아직 확인 못 했어요. 저도 전화 받고 빨리 들어가는 길이거든요”라고 답한다.

A 씨는 이어 상황실에 “입에 허연 거품 같은 걸 뿜으면서 오바이트(구토) 하고. 뭔 일이 있나 봤더니 그런 실정이라서 빨리 응급조치를 어떻게 해야 되나”라며 “입에 거품이 막 나오고 그래요”라며 아이들의 상황에 대해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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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소방 관계자가 수능시험을 마친 고3 학생 10명이 사고를 당한 강원 강릉시의 한 펜션에서 학생들을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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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첫 신고 10분 만에 구급차가 도착했지만 결국 큰 인명 피해가 발생, 10명 중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 가운데 강릉아산병원으로 옮겨진 5명 중 2명, 그리고 원주기독병원에 옮겨진 2명은 발견 당시 상태보다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강릉아산병원에 따르면 곽모군, 유모군, 안모군, 김모군, 유모군 등 대성고 3학년 남학생 5명은 강릉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의 집중 관리를 받고 있다.

강릉아산병원에 입원한 5명 중 2명과 원주기독병원으로 이송된 2명은 최초 발견 당시보다 상태가 호전됐다. 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남학생 2명은 자신의 이름을 말하며, 살을 꼬집으면 반응하는 등 전날보다 상태가 진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8일 강릉의 한 펜션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일어나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최초 발견 당시 10명 모두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이들이 가스보일러에서 유출된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으로 추정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가스안전공사와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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