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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혼자사는 골방에 ‘초록 화분’이 찾아왔다…광주 동구 ‘반려식물’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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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에 사는 ㄱ씨는 단칸방에서 혼자 산다. 낡은 방에 세간은 전기장판과 밭솥, 냉장고, 가스레인지가 전부다. 술병이 쌓이고 생기를 찾아보기 힘든 ㄱ씨 방에 지난 17일 초록 잎이 싱싱한 화분 한 개가 들어왔다. 화분에는 ‘힘들고 지칠 때는 저에게 이야기 해주세요. 전 당신 편이니까요’라는 메시지가 붙어 있었다. 방 분위기가 달라졌다.

경향신문

광주 동구에 사는 한 독거남성이 구청이 보내준 ‘반려식물’을 살펴보고 있다. │광주 동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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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는 “홀로 살고 있는 관내 독거남성들에게 ‘반려식물’을 선물했다”고 19일 밝혔다. 구는 지난 17일 관내 40∼60대 독거남성 등 혼자 살고있는 240세대에 ‘관음죽’이 심어진 화분을 전달했다. 화분에는 관음죽을 키울 수 있는 방법 등이 적은 스티커가 부착됐다.

화분의 이름을 따로 지어 부를 수 있도록 하는 공간도 남겨뒀다. 관음죽을 선택한 것은 이 식물이 관리가 비교적 편한데다 공기정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구가 독거남성을 중심을 화분을 보내기로 한 것은 이들에게 식물을 키우면서 ‘나에게도 책임질 생명이 있다’는 점을 일깨워 주기 위해서다. 독거남성의 경우 ‘고독사’ 위험이 높은데도 사회적 관심은 노인 등에 비해 덜하다.

하지만 사업실패나 가정해체 등으로 세상과 연을 끊고 혼자 사는 독거남성의 경우 고독사 위험이 다른 계층에에 비해 훨씬 높다. 광주 동구청 관계자는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독거 중년 남성들이 고독사할 확률은 다른 계층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독거남성을 돕기 위해 실태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는 구청은 앞으로 반려식물을 키웠던 사람들의 사례를 조사해 이를 확대할지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임택 광주 동구청장은 “반려식물을 통해 홀로 사는 주민들의 외로움이 조금이라도 줄어드는 등 변화가 생기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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