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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포항지진은 '유발지진'…내년 3월 정부 상대 '소송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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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11.15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 유발지진 '확실'

정부조사단 결과 나오는 내년 3월쯤 소송 나서겠다

포항CBS 문석준 기자

노컷뉴스

'포항11.15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이 개최한 보고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연구단의 설명을 주의깊게 듣고 있다. 문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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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발생한 규모 5.4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에 의해 일어난 '유발지진'으로 이를 막지 못한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포항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르면 내년 3월쯤 국가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포항11.15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은 19일 포항시 평생학습원 덕업관에서 '포항지진과 지열발전과의 연관성 보고회'를 개최했다.

포스텍과 한동대 교수가 중심이 된 공동연구단은 포항시의 지원을 받아 지난 1년 간 포항지진의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왔다.

김광희 부산대 교수는 이 자리에서 "지열발전소 건설 이전에 진앙인 흥해지역에서는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지열발전을 위한 시추공 완성과 함께 지진이 시작됐다"며 "그동안 나온 모든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물 주입 시기와 63차례의 미소지진 발생 시기가 일치하고, 주입정·생산정의 위치와 전진·본진의 발생 위치 및 깊이가 일치하는 만큼 유발지진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제시된 모든 자료와 증거들은 포항지진이 유발지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스위스와 독일 등에서도 인정하듯 지열발전과 지진의 인과관계는 과학적으로도 매우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정상모 한동대 교수는 "포항은 1978년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후 포항지진 전까지 규모 4 이상의 지진이 한 번도 없었다"며 "자연지진을 주장하고 있는 학자들이 유발지진 가능성을 배제하고 연구결과를 내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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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회 참석자들이 정부에 피해 복구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문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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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연구단은 지금까지의 조사결과 포항지진이 유발지진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다고 보고, 정부를 상대로 법적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소송제기 시점은 정부 지진정밀조사단의 연구결과가 나오는 내년 3월로 정했다. 변호인단을 구성해 포항지진 관계자들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소송 기간은 3년에서 5년 사이를 예상하고 있다. 소송비용은 모금 등을 통해 해결할 방침이다.

연구단 법률분과 소속 공봉학 변호사는 "지난 1년간 연구단이 축적한 자료를 종합하면 포항지진은 유발지진이 확실해 보인다"며 "지열발전 사업은 정부가 사실상 주도했던 만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부조사단의 결과가 나오면 시민 대표 100여명 정도로 우선 소송을 진행하고, 나머지 피해시민들은 위임장이 접수되는 대로 공동소송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포항에서는 118명이 다쳤고, 915명의 이재민이 생겼으며 공공시설을 포함해 845억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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