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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강릉 펜션 참사]일산화탄소 공포에 경보기 ‘구매행렬’…비치땐 걱정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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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되니 구비해두자” 국민들 관심 증폭

-시중 제품 안전성 검증 안돼…규정 시급

헤럴드경제

가스누출 추정 사고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강원도 강릉시 경포 아라레이크 펜션 2층 객실에서 19일 밤 국과수 대원들이 연통을 해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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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워킹맘 김모(31ㆍ여) 씨는 강릉 펜션 사고 소식을 접한 후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하나 구입했다. 이번 사고가 남에게만 벌어질 일로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품의 가격대가 다양해 고민이 됐지만 그리 비싸지 않은 것으로 골랐다.

김 씨는 “이번 사고를 보면서 누구에게나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특히나 어린 애들 2명이나 키우고 있으니 더 걱정이 돼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10명의 사상자를 낸 강릉 펜션 사고로 일산화탄소 경보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검색어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사고 당일부터 사흘 동안 상위 10위권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도 ‘일산화탄소 경보기’ 태그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실내 일산화탄소의 농도를 알려주고 일정 이상의 농도에 이르면 알람이 울리게 되어 있다. 가격대는 제품에 따라 5000원에서 5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강릉 펜션 사고와 같이 보일러 문제로 인한 인명 사고는 실제로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최근 5년 간 가스보일러로 인한 사고가 총 23건 발생해 14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 강릉 펜션 사고와 같이 배기통 문제가 원인이었던 사고가 74%에 달했다.

그러나 값싼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구비한다고 해서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캠핑용이 대부분으로 가스난로 등 겨울철 난방용품 인근에 설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제품들이다. 캠핑용 일산화탄소 경보기의 경우 센서 신뢰도가 낮은데다, 경보기 센서의 뚜렷한 기준이 없어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백동현 가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산화탄소 경보기가 개발되어 있지만 수요가 낮은데다, 구비했더라도 꺼두고 살던 사람들이 많아 관련 규정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상황”이라며 “국민들의 안심할 수 있도록 일산화탄소 경보기 관련 규정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부는 농어촌정비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를 농어촌민박 설치 기준에 포함하기로 했다. 현행 규정상 야영시설에만 의무 규정을 만들었을 뿐 펜션이나 민박은 제외돼 있다.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는 전날 세종청부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해관계자와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일산화탄소 감지기 설치 의무조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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