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만화방, 구멍가게, 이발소, 연탄가게 등 그대로 재현
-1960~70년대로 돌아가는 시간여행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4차 산업혁명, 가상화폐 등 모두가 급속한 변화만을 추구하는 것 같은 때에 한 번쯤 과거로 돌아가 추억을 되새기는 것은 어떨까?
서울 청량리역에서 오전 7시 38분쯤 출발하는 무궁화호를 타고 4시간 30분쯤 가면 1960~70년대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한 마을에 도착한다. 바로 경상북도 군위군 산성면에 있는 화본마을. 200여 가구에 주민이 350명 정도에 불과한 작은 마을로 팔공산과 조림산이 둘러싸고 있다.
화본마을을 여행하려면 먼저 화본역에 도착해야 한다.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화본역과 화본마을은 중·장년층 이상의 세대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릴 적 추억과 휴식을, 청년층 이하 세대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을 선물한다.
화본역에 있는 레일카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화본역은 몇몇 간이역을 제외하면 군위군에서 객차가 멈추는 유일한 기차역이다. 2011년 군위군에서 주도해 화본역 역사를 보수해 새롭게 단장했다. 1936년 지어진 화본역의 옛 모습을 그대로 살리면서 여행객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게 꾸몄다.
화본역은 1938년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했다. 청량리와 부전을 잇는 중앙선 역이다. 이 아담하고 정겨운 시골 간이역이 TV에 나오고 입소문을 타면서 주말에는 여행객들이 제법 찾아든다.
화본역에는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시절 기차에 물을 대던 급수탑이 아직 남아 있다. 급수탐은 원통 모양으로 서 있는데 높이가 28m다. 애니메이션 영화 ‘라푼젤’이 떠오르는 이 급수탑을 배경으로 관광객들이 사진 찍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쉽게도 증기기관차는 보존이 안 돼 있다.
화본역에는 폐기차를 이용해 만든 레일카페도 있다. 기차를 타듯 카페로 들어가면 실내가 기차의 카페칸과 비슷하게 꾸며져 있다. 커피와 음료를 파는 이 레일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면 움직이지 않는 기차가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로 마치 실제 기차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화본역 옆에는 역만큼이나 작은 시골마을이 있다. 바로 화본마을이다.
화본마을 집집마다 담벼락에는 ‘삼국유사’ 이야기 벽화가 그려져 있다. 군위를 ‘삼국유사’의 고장이라 하는 것은 저자인 일연스님이 군위군 고로면 화북리 인각사에서 건국신화부터 삼국시대에 이르는 우리나라 역사를 ‘삼국유사’로 집대성했기 때문이다. 화본마을 곳곳에 그려진 벽화를 보면 ‘삼국유사’에 나오는 각종 설화와 전설이 떠오른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화본역에서 나와 오른쪽 초등학교 방향으로 마을 끝까지 가면 300년 된 회나무를 볼 수 있다. 마을 어귀에서 가지를 넓게 펼치고 평화로운 화본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화본역에서 걸어 나와 이렇게 화본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20분도 안 걸린다. 화본역 뒤로는 역과 화본마을을 이어서 한 바퀴 크게 돌아볼 수 있는 둘레길이 있다.
◆폐교된 중학교에 테마박물관 있어
화본역에서 나와 왼편으로 2~3분 걸어가면 폐교된 중학교에 들어선 테마박물관을 볼 수 있다. 2009년 폐교된 산성중학교는 1960~70년대 화본마을을 재현한 ‘엄마아빠 어렸을 적에’라는 이름의 근·현대사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 주민들이 당시 직접 사용하던 물건들을 기증받아 전시했다.
이 박물관은 화본마을에서 운영한다. 1960~7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아기자기한 골목길에 오래된 만화방과 구멍가게, 이발소, 책방, 연탄가게, 극장, 사진관, 자취방, 화장실, 교실 등을 옛 모습 그대로 재현했다. 포니자동차와 타자기 등 지금은 사라진 옛 물건들을 구경할 수 있다.
추억의 양은 도시락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박물관에선 공예 체험, 야생화 체험, 도자기 만들기 체험, 쿠키 만들기 체험, 석고방향제 만들기 체험, 꼬마기차 체험, 추억의 사격장 체험, 옛날 오락실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운동장에선 4륜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추억의 양은 도시락을 먹으며 1960~70년대 초·중·고교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잠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청년층 이하 세대들은 그들의 부모와 할아버지·할머니들이 보낸 학교 점심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지금은 구경하기도 어려운 달고나를 만들어 먹는 것도 가능하다.
교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며 1960~70년대 중·고등학생이 돼 보는 것도 좋은 체험이 될 것이다.
화본마을 '엄마아빠 어렸을 적에' 박물관 내부 모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체험은 체험별로 최소인원이 1~30명이다. 주중에는 사전 예약한 단체 위주로 체험을 진행한다. 토·일·공휴일에는 체험장 전체를 운영하므로 일반 개인은 사전 예약 없이 방문할 수 있다. 단체는 체험에 따라 사전 예약이 필요할 수 있다. 추억의 양은 도시락을 먹으려면 3일 전에 10인 이상이 예약해야 한다.
박물관 관람 시간은 3~10월은 오전 9시~오후 6시, 11~2월은 오전 9시~오후 5시다. 관람 종료 10분 전까지만 입장할 수 있다. 관람료는 평일과 휴일 모두 동일하다.
박물관 모든 공간은 금연 구역이다. 음식물 반입과 애완동물 출입은 금지돼 있다. 전시물에 손상을 입혀선 안 된다.
화본역 바로 맞은편에는 1962년 문을 연 ‘역전상회’가 있다. 역전상회는 처음 문을 열었을 당시 주인이 아직도 운영 중이다. 지금도 ‘역전상회’ 안에는 어릴 적 구멍가게에서 봤었을 것 같은 탁자와 의자 몇 개가 놓여 있다.
저녁이 되면 ‘역전상회’는 화본마을 어르신들의 사랑방이 된다. 어르신들이 지난 시절 이야기를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잔 마시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촬영지였다. 옛날에 만들어진 ‘화본정미소’도 아직도 기계를 돌리고 있다.
◆추억의 양은 도시락 먹은 후 교복 입고 촬영 가능
화본마을에서 숙박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역무원 관사 2동(각 방 3칸)에서 가능하지만 11월말~2월에는 숙박할 수 없다.
올 겨울 화본마을을 여행하려 한다면 기차를 타고 당일 여행을 하는 것이 좋겠다. 화본역에 서는 기차가 하루 몇 편에 불과하지만 서울, 경상도, 강원도 등 어디서 출발해도 하루 여행을 계획하기는 안성맞춤이다.
모텔 등을 이용하려면 ‘군위군 군위읍 경북대로’나 ‘군위군 부계면’ 등까지 가야 한다.
화본역 광장을 나오면 어머니의 손맛으로 유명한 식당이 있고 화본마을에도 분식점이 운영되고 있다.
화본마을 벽화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화본마을 여행을 마치고 시간이 남으면 주변 관광지에 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조림산은 행정구역상으로 경북 군위군 산성면, 의흥면, 고로면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조림산은 한국전쟁 당시 신령전투로 잘 알려진 격전지다. 신령전투는 북한군이 낙동강 전선에서 마지막 공세를 취하며 영천 지역으로 진출하려던 것을 막은 전투다. 전투 기간은 1950년 8월 30일~9월 15일이다.
조림산에 있는 덕림사에는 ‘군위 화본리 오층 석탑’이 있다. 1층 기단 위에 5층의 탑신을 올린 모습이다. 고려 시대에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조림산 산행을 하려면 산성면사무소 직전 회나무상회에서 ‘덕림사 4㎞’ 이정표를 따라 덕림사 주차장에 주차 후 산행을 시작하거나 덕림사 입구 곡내지에서 포장도로 끝 지점에서 시작하면 된다.
도로 끝 지점 오른쪽으로 작은 연못(웅덩이) 둑이 보이는데 둑길을 따르면 산성산악회에서 노란 리본을 촘촘하게 설치했다.
경북 군위군 고로면에 있는 장곡자연휴양림은 1997년 개장했다. 군위군청에서 직접 관리한다. 전체 면적은 261만㎡, 1일 최대 수용인원은 500명이다. 휴양림은 군위군청에서 참나무 천연림을 조성했다. 산등성이에는 우리나라 토종 소나무와 각종 활엽수가 많다.
가을철에는 참나무 숲에서 알이 굵은 도토리를 직접 주울 수 있다. 자연산 송이버섯도 발견된다.
계곡을 따라 조성된 등산로를 오르면 옛날 골짜기에서 농민들이 농업용수로 쓰던 저수지인 용암지가 있다. 야영장, 산책로, 삼림욕장, 전망대, 숲속의 집 등 편의시설과 체력단련실, 민속놀이터, 어린이놀이터 등과 여러 교육ㆍ휴양 시설, 주차장이 갖춰져 있다.
‘신비의 소나무’는 경북 군위군 고로면 학암1리(성황골)에 있는 소나무다. 수령(樹齡)이 약 500년 정도로 추정된다. 수고(樹高)는 약 7m, 가슴높이의 둘레는 약 4.5m다. “'신비의 소나무'가 소원을 이뤄주는 영험(靈驗)함이 있다”고 전해지면서 몸이 아픈 사람, 집안의 우환(憂患)이 있는 사람,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성 등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소나무를 손으로 만져보고 기도하면 소원을 이룬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인각사는 경북 군위군 고로면과 경북 영천시 신령면을 남·북으로 가르며, 동·서로 길게 뻗어 있는 해발 828m의 장엄하고 준수한 태산준령(泰山峻嶺) 화산(華山) 자락에 있다. 지난 642년(신라 선덕여왕 11년)에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된 절이다.
아미산은 경북 군위군 고로면 양지리에 있다. 기암괴석이 많고 산꼭대기에는 세 개의 커다란 바위가 있다. 남쪽에는 촛대와 같이 생겼다는 촛대바위가 있다.
이광효 기자 leekhyo@ajunews.com
-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economidaily.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