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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트럼프, 국경장벽 예산 고수…“셧다운, 내년 1월까지 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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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간 합의 불발로 미 연방정부가 셧다운(shutdown·업무정지)에 돌입한 지 23일(현지 시각)로 이틀째를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장벽 예산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오전 9시30분(미 동부 시각 기준)쯤 트위터에 "마약, 갱단, 인신매매 등 범죄 요소가 우리 나라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장벽"이라고 썼다. 그는 "드론 등 나머지 모든 것들은 멋지고 재미있다"며 "그러나 효과가 있는 것은 오직 낡은 (방법인) 벽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를 불사하고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는 내년 1월 3일 새 의회 개회 전 장벽 예산을 통과시키려는 심산이다.

반면,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 사태를 초래했다고 주장하며 내년 하원 지배력을 장악한 이후 새 법안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미 하원은 지난 20일 셧다운을 막기 위해 장벽 건설 비용 57억달러(약 6조4100억원)를 반영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민주당의 반대에 부딪힌 상원은 처리 시한인 21일 자정까지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조선일보

2018년 12월 11일 미 백악관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에서 둘째) 대통령과 척 슈머(맨 오른쪽)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맨 왼쪽)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왼쪽에서 둘째) 미 부통령은 말 없이 앉아 있다. 예산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슈머·펠로시 원내대표는 방송 카메라를 앞에 두고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 등을 두고 격한 설전을 벌였다. /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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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2일 0시를 기점으로 셧다운이 시작되며 미 연방정부 4분의 1의 업무가 중단됐다. 국토안보부, 교통부, 농무부, 법무부, 국무부, 재무부 등 9개 부처와 10개 정부기관이 문을 닫았다. 연방정부 소속 국립공원, 공항 등도 업무가 중단된다.

셧다운이 발동된 건 지난 1월 20~22일, 2월 9일에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셧다운 돌입 직전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이 사태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그는 셧다운에 대해 공화당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민주당이 표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셧다운은) ‘민주당 셧다운’으로 불러도 무방하지만, 예산안 통과를 위해 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민주당이 장벽 예산에 동의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이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셧다운이 내년 초 열릴 새 의회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여러 일들이 며칠 내로 해결될 것 같지 않다"며 "셧다운은 올해를 넘겨 새로운 의회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차기 하원의장직을 노리고 있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이번 사태를 몰고 온 주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펠로시는 (민주)당 좌파 진영을 의식해 하원의장이 되기 전까지 대통령과 어떤 합의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민주당은 불과 2주전 장벽 비용에 대해 16억달러를 제안했지만, 이제 13억달러를 제안하고 있다"며 "그들은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이는 아마도 펠로시의 정치적 야망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장벽 예산을 둘러싼 백악관과 민주당의 물밑 협상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폭스뉴스는 민주당 관계자를 인용, 백악관이 최근 장벽을 포함한 국경 경비용 예산 21억달러와 이민자 관련 자금 4억달러 등 총 25억달러를 민주당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50억달러에서 절반이나 축소된 규모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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