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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국 과학계 10대 뉴스...치매 예측ㆍ 미생물 이용 플라스틱 제조 가능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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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엔진 시험발사체가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이날 쏘아 올린 발사체는 한국형발사체인 '누리호'에 쓰일 75t급 액체엔진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용 발사체'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이 선정한 10대 과학기술 뉴스에 포함됐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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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 해 한국 과학기술계가 주목한 연구성과와 이슈는 어떤 것이 있었을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은 26일 일반 국민 7831명의 투표와 산업계ㆍ학계ㆍ언론계 전문가들의 심의를 거쳐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발표했다. 10대 과학기술 뉴스는 ‘연구개발 성과’ 부문 6건과 ‘과학기술 이슈’ 부문 4건으로 구성됐다.

① KAIST, 미생물로 친환경적 플라스틱 제조ㆍ폐플라스틱 분해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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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상엽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친환경 바이오매스 활용 '방향족 폴리에스터' 개발 개념도. [그래픽 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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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 성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KAIST 이상엽 교수팀이 개발한 친환경 바이오매스 활용 플라스틱 생산 기술과 폐플라스틱을 분해 기술이다. 바이오매스는 화학적 에너지로 바꿔 사용할 수 있는 동식물과 미생물 등 생물체를 말하는 것으로, 생물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만들고 분해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그간 플라스틱의 종류 중 하나인 ‘방향족 폴리에스터’는 원유에서 복잡한 공정을 거쳐 제조됐는데, 세계 최초로 미생물을 활용해 친환경적으로 이를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또 자연에서 분해 속도가 매우 느려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 PET를 빨리 분해하기 위해,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변이 효소를 만들었다. 두 연구 성과는 모두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② 영화 11편 단 1초 만에...속도ㆍ소비전력 절감 두 마리 토끼 잡은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의 10나노급 D램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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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양산을 시작한 10나노급 2세대 D램. 초고속ㆍ초절전ㆍ초소형 회로설계가 특징이다. [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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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2세대 10나노급 D램 기술이다. 초고속ㆍ초절전ㆍ초소형 회로 설계가 10나노급 D램의 주요한 특징이다. 이전 세대인 20나노급 모바일 D램대비 속도와 생산성이 2배 향상되고, 소비 전력량은 10% 절감됐다. 정식 명칭은 ‘16Gb(기가비트) LPDDR4X(Low Power Double Data Rate 4X) 모바일 D램’이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0나노급 D램은 전송 속도가 5300Mbps로, 기존 제품의 최대치인 3200Mbps 대비 1.6배 빨라졌다. 3.8기가바이트(GB) 용량의 풀HD급 영화 11편을 단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며 전력 소비량도 30% 줄일 수 있다. 또, 칩 내부에 오류를 고치는 회로를 내장하여 고용량 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였다.

③ 1만 번 굽혀도 되는 휘어지는 반도체...세계 최초 ‘3차원 플렉서블 반도체 패키징’ 상용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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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플렉서블 반도체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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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 송준엽 본부장 연구팀과 하나마이크론 김동현 연구소장 공동연구팀은 자유롭게 구부리거나 휠 수 있고 패키지 사이즈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3차원 플렉서블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개발했다. 최근 웨어러블 기기가 편안한 착용감ㆍ아름다운 곡면 형상ㆍ저전력 등 높은 성능이 필요해진 데 따른 것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반도체 패키지도 자유로운 구부림ㆍ박막ㆍ고집적화가 가능해야 하는 데, 이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올해 개발된 3차원 플렉서블 반도체 패키징 차세대 기술은 반도체 소자를 여러 층으로 적층해도 구부려지고, 접촉을 유지할 수 있으며 유연한 기계적 특성을 갖는다. 2층으로 구성된 3차원 플렉서블 반도체 패키지는 10mm 반경으로 굽혔다 폈다를 1만 번 반복해도, 전기적 특성 변화 없이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해외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웨어러블디바이스 시장 규모가 연평균 15%씩 성장해 2022년 약 510억 달러(한화 57조 400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효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④ KIST, 용량 2배, 오래가는 '리튬 이온 전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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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가 개발한 리튬금속이온전지. [사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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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저장연구단 조원일 박사팀은 현재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쓰이는 리튬이온전지의 에너지밀도를 2배 이상 높인 리튬금속-이온전지를 만들었다. 1200회 이상 충ㆍ방전해도 초기 대비 80% 이상의 성능이 유지되며, 리튬금속 표면에 인조 보호막을 입혀 전지 성능과 안전성을 높였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되며 주목을 받았다.

그간 리튬 금속은 높은 반응성으로 인해 금속 표면에서 덴드라이트(dendrite)가 생성되면서 전지 폭발이 생기거나 수명이 단축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덴드라이트는 금속 표면에 결정이 나뭇가지 형태로 생성돼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현상이다. 연구진은 이를 억제하기 위해 그래핀계 나노 소재를 리튬 금속 표면에 고르게 고용량ㆍ장수명 전지의 제조를 가능하도록 했다.

⑤ 조선대의 치매 조기 예측 기술, 개발과 기술이전으로 조기 실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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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호 조선대학교 치매국책연구단장 연구팀이 한국인 표준뇌지도를 활용해 개발한 치매 예측의료기기 '뉴로아이'(NeuroAI)는 지난 9월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획득했다. [사진 조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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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은 한국인 표준 뇌지도 작성 및 뇌 영상 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치매 예측 의료기기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초기 알츠하이머병에 동반되는 미세한 뇌 손상을 식별해 낼 수 있어 알츠하이머성 치매 조기 예측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단은 5년간 1만여 명의 60세 이상 지역민을 대상으로 치매정밀검진을 실시해 치매 위험군을 먼저 선별했다. 동아시아인에 최적화된 치매 조기 예측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표준화 바이오·의료 빅데이터가 확보된 것이다. 이 중 정상으로 판별된 한국인 1000명 이상에 대해 정밀 MRI를 촬영하여 연령대별 남·녀 표준 뇌지도를 작성하고, 표준 뇌지도와 환자의 영상자료를 자동으로 비교·분석하여 치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구단은 연구 성과를 조기에 실용화하기 위해 참여 기업인 ㈜인포메디텍에 한국인 표준 뇌지도와 뇌영상 분석 기술이전 하고, 인포메디텍은 이전 받은 원천 기술을 토대로 치매를 조기 예측할 수 있는 의료진단보조시스템(CDSS)인 뉴로아이(NeuroAI)를 개발해 이번에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 인증(2등급)을 받았다.

⑥ 기존 전기전도 100배 이상...KIST 친환경 수소 연료전지, 상용화에 '한 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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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X5㎠ 대면적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 5㎛ 두께의 전해질로 구성된 이 5X5㎠ 대면적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는 600℃에서 20.8W로 기존 세라믹 연료전지보다 10배 이상 높은 출력을 나타낸다. [사진 KIST]


고성능 대면적 세라믹 연료전지(PCFC) 개발이 연구개발 성과 부문 마지막을 차지했다. KIST 고온에너지재료연구 센터 이종호, 지호일 박사팀이 한양대 신동욱 교수팀과의 협업을 통해 거둔 성과다.

연료전지는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다. 그중에서도 세라믹 연료전지는 귀금속 촉매 없이도 다른 연료전지에 비해 효율이 높고 다양한 연료사용이 가능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그중에서도 가장 가벼운 이온인 프로톤(수소 이온)을 전도하는 세라믹 전해질로 ‘세라믹 연료전지’를 만들어 이론적으로는 기존의 100배 이상 높은 전기 전도도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와 동시에 연료전지가 상용화될 수 있도록 대면적 전지를 제조할 수 있는 공정기술 개발을 추진했다. 세계 최초로 열처리 과정 중 전해질이 치밀해지는 원리를 밝혀낸 것과 이를 응용해 고온의 공정 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 기술 개발이 양산으로 이어지도록 대면적 스크린 인쇄법ㆍ단시간에 저온 열처리가 가능한 마이크로파 공정도 활용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됐다.

한국 과학기술계, 누리호 발사 성공하고 미세먼지 저감 위해 팔 걷어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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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항 인근 해상에 한 여객선이 미세먼지를 뚫고 이동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인천시 중구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42㎍/㎥으로 '나쁨' 수준을 나타냈다. 2018년 한국 과학기술계에서는 미세먼지를 측정하고 저감시키기 위한 연구 개발 프로젝트가 다수 진행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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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이슈 부문에서는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과학기술계가 나섰다' ▶'플라스틱의 역습' ▶’누리호‘ 엔진 시험 발사 성공, 대한민국 우주개발 청신호' ▶'탈원전·신재생에너지 관련 갈등과 에너지 믹스 논란' 등 4건이 선정됐다.

특히 미세먼지가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는 등 국제적 문제로 번지면서 한국 과학기술계가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정진상 박사는 중국발 오염물질과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와의 상관 관계를 규명하는 실시간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계연 송영훈 박사팀이 미세먼지를 태우는 ‘플라스마 버너’를 개발하고 한국화학연구원 허일정 박사는 2차 미세 먼지 유발 원인 질소산화물과 암모니아, 황산화물을 저감할 수 있는 촉매와 흡착제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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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3일 경북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본부 앞바다에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왼쪽부터 월성 4호기, 3호기, 2호기, 1호기. [사진 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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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총은 또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선언함에 따라 이후 원전 정책ㆍ신재생 에너지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등의 에너지원을 적정 수준으로 융합한 ‘에너지 믹스’의 합리적 설계에 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전력 요금 상승 등이 국민적 우려를 낳고 있기 때문에, 정책의 체계적 검토와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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