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 워터월드 실내 개장
바깥보다 30도 이상 따뜻해
탄광촌 추억 밴 ‘육오공 거리’
국내 유일 650cc 생맥주도
화암동굴 안 연중 10~15도
탐험하다 보면 땀 송골송골
올해 개장한 강원도 정선 ‘하이원 워터월드’. 젊은 남녀가 ‘아쿠아 플레이’에서 물벼락을 맞고 있다. 아쿠아 플레이는 1분 30초마다 약 1t의 더운물을 쏟아낸다. 하이원 워터월드는 실내 28도, 수온 32도를 유지해 한겨울에도 따뜻한 물놀이가 가능하다. 손민호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하이원 워터월드는 국내 워터파크 중에서 실내 면적이 가장 넓다. 손민호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22일 하이원 워터월드를 방문했다. 실내에 들어서자마자 시야부터 흐려졌다. 안경에 서리가 찼다. 실내외 기온 차가 30도를 훌쩍 넘으니 그럴 만도 했다. 워터파크 밖은 영하 5도인데, 워터파크 안은 28도였다. 물 온도는 32도였으며, 가장 물이 뜨겁다는 노천탕 ‘유로스파’의 수온은 42도였다. 포근하다기보다 더웠고, 덥다기보다 뜨거웠다.
노천탕인 '유로스파'. 평균 수온이 38~42도로 하이원 워터월드에서 가장 따뜻하다. 손민호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하이원 워터월드 실내만 둘러봤다. 전체 면적 2만5024㎡(약 7570평)으로, 1인 시설 면적이 7.6㎡(2.3평)에 이른다는 문태곤 사장의 설명이 실감 났다. 넓다기보다 여유롭다는 인상을 받았다.
시설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어린이 물놀이장이 내려다보이는 2층 창가에 자리한 안마의자는 누가 봐도 ‘엄마석’이었다. 하이원 워터월드는 국내 최초로 유모차 반입을 허락한 워터파크기도 하다.
15㎝ 두께의 투명 아크릴을 바닥에 깔아 발밑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글래스 풀’. 손민호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선 사북시장. 시장에서 하이원 포인트를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손민호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마을에서 ‘650’이란 숫자는 각별하다. 아니다. 아라비아 숫자 ‘650’이라고 읽으면 안 된다. 우리 말로 ‘육오공’, 옛날 사북 사람의 표현을 따르면 ‘유고공’이 올바른 발음법이다.
육오공은 석탄 캐는 갱구의 별칭이다. 국내 최대 탄광이었던 동원탄좌의 여러 갱구 가운데 해발 650m 지점에서 뚫은 갱구를 일렀다. 소위 ‘650갱’을 중심으로 동원탄좌의 광업소 시설이 모여 있어 ‘유고공’은 사북에서 이름 앞에 붙는 성씨처럼 부려졌다. 이를테면 유고공사택·유고공식당·유고공다방 같은 어휘는 사북에서만 유효한 이름들이었다.
650cc 맥주만 파는 ‘육오공cc’. 가운데 조윤성 대표가 서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용규(50) 정선군 도시재생센터장은 “사북 주민과 함께 ‘육오공 수제맥주’도 개발 중”이라며 “한우 한 근도 650g으로 정하는 등 육오공을 사북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조순대국밥’에서 맛 본 곤드레순대국밥. 잡내 없이 국물이 개운하다. 손민호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화암동굴의 거대한 종유석 광장. 동굴 안은 사계절 10~15도를 유지한다. 백종현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동굴 안으로 얼마나 들어갔을까. 길은 ‘泉浦鑛山(천포광산)’이라 쓰인 어둑하고 좁은 갱도로 이어졌다. 그렇다. 화암동굴은 광산이었다. 일제강점기인 1922년 문을 연 노다지의 땅이자 수탈의 현장이었다. 화암동굴은 아픈 역사를 품은 동굴이다. 김영애 해설사가 이해를 도왔다.
동굴 초입의 천포광산 모형 갱도. 이곳은 1922~45년 금을 캤던 금광이었다. 백종현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일제강점기의 상처를 간직한 동굴이지만, 지금의 화암동굴은 정선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다. 광산과 종유굴이 만나는 1.8㎞ 길이의 화암동굴은 매년 30만 명이 다녀간다. 2007년부터 여름마다 운영 중인 야간 공포체험은 매니어가 생겼을 정도다. 해가 지고 나면 동굴 직원들이 귀신 분장을 하고 숨어있다가 입장객을 놀랜다. 지난여름에도 약 3000명이 동굴이 무너져라 비명을 지르고 돌아갔다.
화암동굴의 대석주. 천장에서 생성된 종유석이 바닥의 석순과 만나 거대한 돌기둥을 만들었다. 백종현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제법 걸었는지 몸에서 열이 올라왔다. 외투를 벗을 때쯤 천연동굴이 나타나며 시야가 확 트였다. 2975㎡(약 900평) 면적의 천연동굴은 광장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규모가 웅대했다. 주렁주렁 걸린 석순과 곳곳에 박힌 석화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다. 특히 28m 높이의 유석폭포와 6억 년 동안 생성되었다는 대석주는 크기와 세월을 가늠하기조차 어려웠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동굴 광장을 구경하는데 어느새 이마에 땀이 고였다. 온도계가 13.7도를 가리켰다. 이날 아침 정선의 기온은 영하 8도였다. 입장료 어른 5000원, 어린이 2000원.
손민호·백종현 기자 ploveson@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