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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파시즘의 서곡, 단눈치오·순례자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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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자·적의 벚꽃·후 항설백물어·자폭조항

연합뉴스

파시즘의 서곡, 단눈치오[글항아리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 파시즘의 서곡, 단눈치오 = 2013년 영국의 문학상을 휩쓴 루시 휴스핼릿의 전기.

이탈리아 파시즘을 예고한 가브리엘레 단눈치오를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한다.

단눈치오는 '쾌락', '무고한 존재' 등 탐미주의 문학가로 널리 알려졌지만 유럽을 핏빛으로 물들인 광포한 선동가이기도 했다. 휴스핼릿은 단눈치오에 대한 조각들을 모아 거대한 서사를 만들어낸다.

연대기적 서술을 따르지 않고 픽션적 기법을 택해 수십 년을 빠르게 훑어보다가도 어떤 주, 어떤 밤, 어떤 대화를 세밀히 들여다본다.

파시즘의 부활을 막기 위해 우리들은 그 운동들의 악폐를 인지할 뿐 아니라 그 유혹의 힘까지도 이해해야 한다.

장문석 옮김. 글항아리. 932쪽. 4만2천원.

▲ 순례자 매 = 미국 문학사에서 독특하고 이색적인 자리를 차지하는 시인이자 소설가 글렌웨이 웨스콧의 대표작.

예닐곱 편 소설 작품을 남기고 반평생 절필한 작가로서는 드물게 현대 영미 문학계에 뚜렷한 인상을 남겼다.

미국 위스콘신 출신의 자아와 유럽 문화계 총아로서의 페르소나, 그리고 커밍아웃한 게이로서의 정체성은 웨스콧 글쓰기에 독특한 색채를 불어넣었다.

'순례자 매'는 웨스콧의 정수가 가장 잘 드러난 작품으로, 순례자 매'인 루시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성과 욕망, 좌절과 적응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정지현 옮김. 민음사. 104쪽. 9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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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자·잘 못 보이고 잘 못 말해진·최악을 향하여·떨림[워크룸 프레스 제공]



▲ 동반자·잘 못 보이고 잘 못 말해진·최악을 향하여·떨림 = 노벨문학상을 받은 아일랜드 대표 희곡 작가 사뮈엘 베케트 후기 단편집.

이번 책에 실린 작품들은 소위 '후기 3부작'으로 분류되는 베케트 말년의 문제작들로, '서술 행위 자체가 탐색의 주체이자 대상이 되는 비소설적인 산문'이다.

책 말미에 수록된 '떨림'은 베케트가 마지막으로 발표한 산문이다.

베케트의 글들은 글쓰기라는 행위를 둘러싼 문제들을 계속 제기해왔고, 이 후기작들에는 그러한 과정을 거쳐 베케트가 궁극적으로 다다르게 된 지점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담겼다.

나아가 이들은 서로를 보완하면서 베케트 문학 세계를 완성한다.

임수현 옮김. 워크룸 프레스. 152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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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벚꽃[박하 제공]



▲ 적의 벚꽃 = 젊을 때 유수의 문학상을 휩쓴 후 돌연히 절필을 선언한 후 25년 만에 복귀한 대만 작가 왕딩궈의 첫 장편.

1980년대초부터 대만 문단에서 주목받았지만, 갑자기 공무원으로 전향했다가 다시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2004년 소설집 '사희'로 문단에 복귀했고, 2015년 발표한 '적의 벚꽃'은 대만국제도서전에서 2년 연속 대상을 받으며 정점을 찍었다.

'적의 벚꽃'은 아내를 잃은 한 남자 이야기로 나, 아내, 추쯔 뤄이밍, 뤄이밍의 딸인 뤄바이슈가 등장한다.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녹록지 않은 인생에서 사랑을 빼앗기고 이상이 무너지고 미래가 박탈당한 순간을 적고 있으나, 슬픔을 쓰진 않았다'고 적었다.

허유영 옮김. 박하. 340쪽. 1만5천원.

▲ 후 항설백물어 상·하 = 제130회 나오키상을 받은 교고쿠 나쓰히코의 대표작.

일본 에도시대 괴담집 '회본백물어'에 등장하는 설화를 모티프로, 인간의 슬프고도 추한 본성을 다채롭게 해석해낸 걸작 시리즈 항설백물어, 속 항설백물어에 이은 시리즈 세번째 작품이다.

상권 첫 이야기인 '붉은 가오리'는 하룻밤 사이 물밑으로 가라앉은 섬 이야기로, 심사위원들에게 가장 많은 극찬을 받았다.

하권에는 높은 산에 사는 산의 신이자 정령이고, 요괴이기도 한 산사내 이야기를 담은 '산사내'가 담겨 있는 등 각 권에 세편씩이 실렸다.

민속학과 종교학을 아우른 독특한 작풍으로 '교고쿠 나쓰히코표 문학'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정명 옮김. 비채. 348쪽. 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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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항설백물어[비채 제공]



▲ 기룡경찰2: 자폭조항 = 33회 일본SF대상을 받은 쓰키무라 료에의 장편소설.

'기갑병장'이라 불리는 신종 병기가 발달한 근미래를 무대로 펼쳐지는 경찰소설 '기룡경찰' 후속작이다.

SF와 경찰소설, 첩보소설 등 여러 장르 성격이 복합적으로 잘 어우러진 이 시리즈는 2족 보행 병기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시대를 배경으로, 이 신형 병기를 다루는 경찰 특수 조직 이야기를 그렸다.

경찰 특수 조직 용병 라이저 라드너를 중심으로 강렬하고 깊이 있는 전개가 펼쳐진다.

애니메이션 각본가 출신인 쓰키무라는 견고하게 짜인 설정과 속도감 넘치는 액션이 일품인 '기룡경찰' 시리즈로 소설가로서의 재능을 증명했다.

박춘상 옮김. 황금가지. 616쪽. 1만5천원.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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