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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제프리 삭스, 화웨이 CFO 체포 비판했다가 美서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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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여론에 트위터 계정 폐쇄…중국서는 '대환영'

연합뉴스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중국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의 체포를 비판했다가 미국에서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삭스 교수는 최근 한 칼럼에서 멍 부회장의 체포가 불공정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최고경영자(CEO)가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을 경우 벌금형을 부과하는 데 그친다"며 "이와 달리 멍 부회장을 체포한 것은 위선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의 딸인 멍 부회장은 지난달 1일 캐나다에서 체포됐다가 같은 달 12일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풀려났다. 멍 부회장 체포는 그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고 보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삭스 교수는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가 2015년 이란과의 핵 합의를 깨고 일방적인 대이란 제재에 나섰다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 법치주의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삭스 교수는 평소 화웨이 옹호론자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쓴 글에서는 "화웨이는 놀라운 기업이며, 화웨이의 디지털 미래에 대한 비전은 강력하고 흥미로우며 독창적이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같은 칼럼이 알려지자 미국에서는 삭스 교수에 대한 거센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미국 누리꾼들은 삭스 교수의 트위터 계정에 그를 비난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선임 연구원인 아이작 스톤 피시는 "화웨이로부터 돈을 받았느냐. 받았으면 공개하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쏟아지는 비난을 견디지 못한 삭스 교수는 결국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폐쇄하고 말았다.

하지만 미국에서와 달리 삭스 교수의 칼럼은 중국에서 대환영을 받았다.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 등은 삭스 교수의 칼럼을 자세하게 소개했으며, 중국 외교부는 최근 브리핑에서 "삭스 교수를 포함한 많은 미국인이 멍 부회장 체포 문제의 본질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 정부를 비난했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 교수는 "멍 부회장의 체포에 대해 미국과 중국의 여론은 극단적으로 갈린다"며 "이는 (양국 관계에)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보석으로 풀려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AP=연합뉴스 자료사진]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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