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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A-POINT] '우승후보 0순위' 벤투호, 이변의 제물 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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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신명기 기자= 사우디전을 끝으로 벤투호의 아시안컵 대비 여정은 끝났다. 이제는 필리핀-키르기스스탄-중국을 상대로 강력한 우승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여줘야 할 차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아시안컵 우승을 노릴만한 전력으로 평가 받기도 하지만 약간의 불안요소들도 지적받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안컵. 한국은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면서도 오랫동안 아시안컵 우승컵을 거머쥐지 못했다. 지난 1960년 대회 이후 무려 59년간 우승하지 못하면서 라이벌들이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지난 3대회 연속 4강에 진출했고 가장 최근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고 해도 자존심이 상할 정도의 역대 성적이다.

우승이 적기라고 했던 여러 시기들이 있었지만 이번 대회야말로 그동안의 부진을 씻을 절호의 기회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베테랑-신예 완벽한 밸런스

우선 이번 대회에 임하는 선수단 면면이 화려하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거치면서 선수단의 질적-양적 경쟁력이 상승했다. 평가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던 문선민이나 이승우, 석현준 같은 선수들이 탈락한 것이 이에 대한 방증이라 볼 수 있다.

선수단의 전체적인 구성도 이상적이다. 기성용, 이용, 이청용 등 베테랑들이 건재한 상황에서 새롭게 발굴된 황인범, 나상호, 김문환 등이 주전 구도를 위협할 만큼 좋은 모습을 보였다. 경기를 뛰기에 너무 순진하지도, 노쇠하지도 않은 완벽한 밸런스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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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걱정 많던 한국 최전방에 황의조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나타났고 20대 초반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김민재, 황희찬도 중요한 선수로 꼽힌다. 현재 마찬가지로 우승후보로 꼽히는 일본, 이란, 사우디 등 모든 팀을 보더라도 한국만큼 화려한 스쿼드를 지니지는 못했다.

월드컵 이후의 상승세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상승무드를 이어왔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월드컵을 앞두고 침체되고 살얼음판을 걷는 듯 했던 당시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기본적으로 아시안게임에서의 성공과 강팀들과의 평가전에서 좋은 결과를 냈던 것이 원동력이었다.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호주 원정 2연전도 마찬가지였다. 코스타리카, 칠레, 우루과이, 호주,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하면서도 평가전 7경기 연속 무패(3승 4무)로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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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선수들과의 경기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더욱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대회가 그렇듯 많은 우승후보들이 예상치 못한 변수와 악재에 울기 마련이다. 아시안컵에서 단골 우승후보로 꼽히는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긍정적인 측면이 많이 있지만 약간의 불안요소들도 존재하는 만큼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사우디전서 그런 부분들이 나왔다. 벤투호는 최종 평가전인 사우디전서 부진 끝에 0-0으로 비겼다. 사우디전 결과도 그렇지만 콘셉트-내용상 문제가 컸다.

벤투 감독은 팀 상황과 앞으로의 변수에 대처하기 위해 부임 후 처음으로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아시안컵 명단 발표 후 사우디전 관련 질문에 대해 "사우디전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과정에서 알맞은 대안을 찾을 예정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들을 얼마만큼 포메이션에 구애받지 않고 보여줄 수 있는지, 잘 대응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던 벤투 감독임을 감안하면 예정대로 플랜B를 실험했던 것으로 보인다. 멀티 플레이어를 다수 뽑은 것과 부상자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것과 맥을 같이 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겠지만 대회 직전 평가전인 만큼 아쉬움이 컸다. 벤투호는 사우디의 강력한 압박과 패싱 플레이에 고전했고 유효슈팅이 한 번도 없었을 만큼 공격도 날카롭지 못했다. 본선에서 스리백을 활용할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벤투 감독과 코칭 스태프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변수로 작용할 PK 부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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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기성용이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믿을 만한 키커가 있는가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이미 1번 키커로 낙점됐던 손흥민이 코스타리카-우루과이전서 모두 실축한 데 이어 기성용마저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본선서 어떤 선수가 차게 될지 확실치 않지만 심리적인 부담이 가중된 것만은 사실이다.

90분, 혹은 연장전 내 페널티킥도 문제지만 승부차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서도 손꼽히는 강팀인 만큼 많은 팀들이 수비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빠른 시간 내에 득점하지 못해 승부차기로 간다면 상상하고 싶지 않은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다.

가장 가깝게는 지난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일본전이 그랬다. 당시 한국은 연장 종료 직전 황재원의 극적인 동점골로 기사회생했지만 승부차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은 구자철-이용래-홍정호가 연이어 실축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한국을 넘은 일본은 대회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런 문제가 없으리라는 법이 없는 만큼 페널티킥에 대한 선수들의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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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국내외 평가전 때와는 달리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권 소속 클럽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 문제도 지적된다.

이는 유럽이 비시즌일 때 치르는 월드컵에서 우승후보들이 늦게 발동이 걸리는 이유와도 같다. 가까운 사례를 봐도 러시아월드컵에서의 독일이 그랬다. 직전 평가전부터 삐걱대더니 결국 한국에 발목을 잡히며 일찍 짐을 쌌다. 물론 한국과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월드컵 우승후보 0순위였던 독일과 같이 아시안컵 우승후보들도 마음을 놓는 순간 탈락의 고배를 마실지 아무도 모른다.

사우디전서도 선수들의 컨디션 편차가 커 보인 만큼 빠른 적응이 필요한 이유다. 한 수 아래인 필리핀-키르기스스탄과 먼저 경기를 치르는 만큼 이 기간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사진=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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