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美 떠난 후 시리아 쿠르드 세력 미래는…"다 잃거나 거의 상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문가 "아사드, 쿠르드 거점·최대 유전 곧 회복할 것"

쿠르드, 美 철군으로 협상력 부재…터키 군사작전, 러에 달려

연합뉴스

지난달 21일 IS 격퇴전에서 전사한 전우의 장례식에 참석한 쿠르드 민병대 '여성수비대'(YPJ) 부대원 [AFP=연합뉴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미군 철수 후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 반(半)자치지역의 미래가 극히 불투명해졌다.

시리아·중동 전문가들은 쿠르드 세력이 시리아내전 기간 누린 자치권을 완전히 잃거나 대부분 상실하리라 전망했다고 AFP통신이 3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전했다.

시리아 쿠르드는 시리아군이 반군으로부터 수도권과 서부를 지키려고 2012년 철수한 후부터 사실상 자치를 누렸다.

쿠르드는 행정기구를 설치하고 쿠르드어 교육도 도입했다.

2015년 쿠르드 민병대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 국제동맹군과 손을 잡으면서 쿠르드는 터키, 시리아 중앙정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막'을 얻게 됐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시리아 북부 만비즈 남부에 휘날리는 시리아 국기
[AFP=연합뉴스]



하지만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으로 이 보호막은 일시에 날아갔다.

터키군의 공격 위협 아래 놓인 쿠르드 세력은 시리아 정권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정확한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시리아군이 터키군과 대치한 만비즈 최전방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시리아 친정부 일간지 알와탄은 북부 만비즈가 완전히 시리아 정부 통제 아래 들어갔다고 모스크바 주재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만비즈는 터키가 미군 철수 후 군사작전을 벌인다고 위협한 곳이다.

이 외교 소식통은 또 터키, 러시아, 이란이 만비즈의 동쪽 쿠르드 지역도 시리아 정부 관할로 복원시키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고 와탄은 전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시리아 북부 만비즈에서 이동하는 미군 차량
[AFP=연합뉴스]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시리아 전문가 파브리스 발랑슈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이 북동부 쿠르드 거점 도시 하사카와 까미슐리, SDF가 점령한 아랍 도시 락까와 동부 데이르에즈조르주(州)의 유전지대까지 통제권을 완전히 되찾으리라 전망했다.

SDF는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가 주축이 된 '시리아민주군'으로, 대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의 지상군 부대이다.

발량슈 연구원은 "시리아군이 (중략) 빠르게 오마르 유전을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마르 유전은 시리아 산유량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지난해 아사드 정권이 내전 승리를 굳히자 쿠르드 반자치정부는 분권형 연방제를 목표로 아사드 정권과 협상을 모색했다.

그러나 미군 철수가 결정되고 지렛대를 상실한 쿠르드에 이 목표는 멀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브뤼셀 소재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중동 전문가 하이코 비멘 연구원은 "쿠르드는 지금까지 구축한 모든 것을 잃게 되거나 또는, 러시아를 보증자로 두고 아사드 정권과 협상을 벌여 그나마 일부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멘 연구원은 "현재 아사드 정권의 협상 지위를 고려하면, 쿠르드는 낙관할 게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시리아로 이동하는 터키군 호송대
[AFP=연합뉴스]



터키의 쿠르드 지역 공격 여부와 작전 범위는 러시아에 달렸다.

터키가 지난해 아프린 작전처럼 대도시를 점령할 수 있으려면 시리아 제공권을 가진 러시아로부터 공습작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터키에 적대적인 인구가 상당수 분포하는 넓은 영토를 점령하는 작전은 현실적으로 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비멘 연구원은 "군사작전이 실현된다면, 터키는 국경을 따라 길게 이어진 띠 형태로 시리아 영토를 점령하려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비멘 연구원은 터키가 국경에 일종의 '완충지대'를 구축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실질적 국경을 시리아 쪽으로 20∼40㎞ 밀어붙일 것으로 예측했다.

tr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