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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20년 만에 佛정부청사 '공격'… 다시 불붙은 '노란 조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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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마크롱 '강경' 돌변에 시위 규모 커지고 폭력 수위 높아져…"중장비로 건물 문 부숴"]

머니투데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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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화하던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가 새해 첫 집회에서 다시 거세졌다. 유화책을 내밀었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강경 대응 방침으로 선회하면서 시위대는 정부 건물을 공격하는 등 폭력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BBC 등에 따르면 이날 8차 노란조끼 시위가 프랑스 파리, 루앙, 툴루즈 등 전국에서 열렸다. NYT는 "새해 첫 노란조끼 시위가 새로운 수준의 폭력에 도달했다"면서 "시위대가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정부청사를 공격하고 무단 진입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벤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을 비롯한 직원들은 대피하기도 했다.

그리보 대변인은 "파괴자(breaks)로 불리는 검은 의상을 입은 이들이 건설중장비로 왼편 건물의 문을 부쉈다"면서 "이후 안뜰까지 들어와 건물 창문을 깨뜨렸다"고 전했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를 행진하던 시위대는 노란 조끼를 벗으며 경찰의 눈을 피해 폭력 수위를 높였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거나 길가의 상점과 차량에 불을 질렀고,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나섰다. 오르세 미술관 앞에서도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대와 바리케이트를 치고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대치하는 경찰들간 충돌이 격화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또 한번, 공화국이 극단적인 폭력에 공격 당했다"면서 "정의는 구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위 규모는 7차 집회보다 커졌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 장관은 이날 프랑스 전국에서 5만여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경찰은 파리에서만 3500여명이 모여 전주 2000명보다 규모가 늘었다고 밝혔다. 앞선 시위에는 총 2만9000여명이 모였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 계획에 반대해 시작된 노란조끼 시위는 최저임금, 사회적 불평등 등을 토로하는 대규모 시위로 번졌다. 결국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 시작 한달여 만인 지난달 10일 최저임금 7% 인상, 사회보장세 확대안 철회 등 유화책을 내놨다. 16만여명까지 참여하던 노란조끼 시위는 이후 규모가 대폭 줄며 동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기존 입장을 바꿔 '정면 돌파'를 선언하고, 시위 주동자 체포에 나서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들은(강경 시위대) 국민의 이름을 빌려 주장하고 증오로 가득찬 군중의 메가폰 역할을 한다"고 비난하며, 무관용으로 대처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NYT는 "노란 조끼 시위가 정부청사 공격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향방을 알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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