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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단독] 세월호 문제 삼아… 靑민정실, 해경 포상 막고 간부들 휴대폰까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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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해경의 날 포상자 선정 때 행안부, 특정인 배제 구두 지침

해경이 포상 기준 맞춰 선발하자 구두 지침 어겼다고 본청 조사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민정비서관실이 작년 9월 세월호 사고 당시 구두 경고를 받은 해양경찰청 소속 A간부를 정부 포상 후보에서 제외시키고 해경의 상훈(賞勳) 담당 직원을 불러 컴퓨터·휴대전화까지 조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친·인척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민정비서관실이 부처 상훈 문제에 관여해 월권적 감찰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

청와대 조국(오른쪽) 민정수석과 임종석(왼쪽) 비서실장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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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 당국과 야권에 따르면 해경은 지난해 8월 말 행정안전부의 훈장 추천 계획에 따라 공적심사위원회를 열고 '해경의날 기념 정부 포상 대상자'에 A간부를 선정했다. 해경은 A간부가 해경 활동에 기여하고 정부포상위원회 선발 기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A간부가 2014년 세월호 사고 당시 선박 관리에 대한 지휘 책임으로 구두 경고를 받은 전력을 문제 삼아 포상 대상자 지정에 반대했다. 해경 측에는 'A 간부에 대한 추천을 재검토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이어 민정수석실은 "해경의 인식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군기 잡기'식 감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가 이에 앞선 8월 초 '세월호 관련자는 포상 대상자에서 제외하라'고 해경에 구두 통보했는데 해경이 이를 어겼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민정수석실은 작년 10월 2일 민정비서관실 직원과 특별감찰반을 해경 본청에 내려보냈다. 이들은 해경 간부 3명의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 형식으로 받아 분석했다.

또 이들을 수차례 청와대로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정비서관실 관계자는 "민정은 국정 현안에 대한 업무도 맡고 있기 때문에 적법 절차에 따른 조치"라고 했다. 하지만 야권에선 "민정수석실이 세월호 문제를 앞세워 부처 상훈에까지 시시콜콜 관여하고 월권적 감찰까지 벌이느냐" "국정 현안에 대한 업무 범위가 도대체 어디까지냐"고 비판했다.

사정 당국에 따르면, 민정비서관실은 해경 본청을 직접 방문하기 전인 9월 초 '해경 내부에서 A간부를 추천한 경위를 자체 조사해 보고하라'고 해경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해경은 상훈 대상자 선정 경위를 자체 조사했다. 조사 결과, 행안부로부터 '세월호 관련자는 제외하라'는 구두 통보를 받은 상훈 담당 직원이 '세월호 관련자 제한은 대상·범위를 정하기 힘들고 정부의 포상 업무 지침의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자체 판단해 윗선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정비서관실이 해경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반부패비서관실 소속 특별감찰반이었던 김태우 수사관도 동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수사관은 "상훈과 관련한 일로 민정이 해경 직원까지 감찰하는 것은 직무 범위를 넘은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관계자는 "(특감반 소속인) 김태우 수사관이 감찰 업무에 동행하게 된 것은 민정수석실 행정요원으로서 민정비서관실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가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민간기업인 시멘트회사들의 불공정 거래의혹에 대한 보고서를 이첩받았으나 별다른 후속조치 없이 해당 문건을 보관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보고서는 작년 6월 김태우 수사관이 당시 이인걸 특감반장의 지시를 받고 작성했던 것이다. 청와대는 특감반 업무 범위를 벗어난 민간 동향이었기 때문에 공정위로 이첩했다고 해명했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날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실에 "2017년 하반기 민정수석실로부터 당시 사무처장에게 이첩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공식적인 문서로 접수되지 않아 보관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수사관이 보고서를 작성한 시점(작년 6월)과 공정위가 이첩받았다는 시점이 최소 6개월 이상 차이가 나는 등 공정위 답변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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