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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돌아온 眞文 노영민... 文의 '마이웨이'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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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8일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에 노영민 주중국대사를 임명하고, 정무수석비서관에는 강기정 전 의원, 국민소통수석비서관에는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을 각각 임명했다.

여권에서 대표적 ‘원조 친문(親文)’, ‘친문 좌장’으로 불리는 노영민 실장의 발탁으로, 문 대통령의 ‘친정 체제’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의 폭이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야당에선 "견책용, 책임용이 아닌 총선용 개편이 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선일보

새 대통령비서실장, 정무수석, 국민소통수석으로 임명된 노영민 주중국대사, 강기정 전 의원, 윤도한 MBC 논설위원(왼쪽부터).


◆ "노 실장은 與黨과 소통되는 원조 최측근"

충북 청주 출신 노 신임 비서실장은 ‘정치인 문재인’의 멘토 역할을 해왔다. 문 대통령이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 당선돼 국회의원으로 여의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노 실장은 언제나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노 실장에 대해 "문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가장 아끼는 사람을 중국대사로 내보낸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대선 때 실질적 지휘를 했다"고 덧붙였다.

노 실장은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6월 민주통합당 대선경선기획단 활동을 시작으로 8월 당내 경선 공동선거대책본부장, 9월 당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을 맡아 일했다. 같은해 11월에는 안철수 당시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 협상 당시, 단일화 방식 협의팀을 구성하는 대리인으로 안 후보측 조광희 비서실장과 마주앉기도 했다.

2015년 2월에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전신)의 차기 당대표 선거에 나선 문재인 후보가 경쟁 후보들과 함께 출연한 한 라디오 방송 토론에서 ‘주요 정치현안을 누구와 상의하냐’는 질문을 받고 "노영민 의원과 상의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여당 사이의 소통은 현재보다 긴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노 실장은 17, 18, 19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당내 기반이 두텁다. 노 실장은 당내에서 적지않은 규모의 의원들이 속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출신이기도 하다. 민평련은 현 정부 들어서만 우원식 전 원내대표, 유은혜 교육부장관,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 홍익표 정책위부의장을 배출했다.

노 실장은 재선 의원으로 활동하던 18대 국회에서는 정세균 당 대표 당시 당 대변인으로 활동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김진표 원내대표 당시 수석원내부대표를 지내면서, 지지층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미디어법 협상을 맡아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여권 내 원조 친문 그룹에서 주요 공직 등에 대한 인사 과정을 둘러싸고 임 전 실장에 대한 불만이 비등한 가운데, 문 대통령이 원조 친문 그룹을 달래기 위한 인사를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 피감기관 시집 판매 논란으로 징계당한 전력

다만, 노 실장에게 남아있는 2010년 ‘아들 국회 취업’ 문제와 2015년 ‘피감기관에 개인 시집 판매’라는 ‘얼룩’은 야권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아들 국회 취업’ 건은 2010년 6월 보좌진 경력이 전혀 없는 노 실장의 20대 아들이 같은 당 소속 홍재형 당시 국회부의장 산하 4급 기획비서관으로 특채됐다가 논란이 일자 같은해 10월 자진 사퇴한 사건이다.

노 실장과 홍 부의장의 출신 지역이 같고, 노 실장이 당내 부의장 경선에서 홍 부의장을 지원한 점 때문에 아들 특채 배경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노 실장은 당시 "국회 정무위 소속인 홍 부의장실에서 영어와 경제 분야에 능통한 직원이 필요하다고 해서 아들을 소개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피감기관 개인 시집 판매’ 건은 2015년 12월 노 실장이 19대 국회의원 시절 의원회관 사무실에 카드 단말기를 두고 피감기관들을 상대로 자신의 시집을 판매해 논란이 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노 실장은 대국민 사과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직을 사퇴했고, 이듬해 1월 당 윤리심판원은 노 실장에게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 ‘가짜뉴스 적극 대응’ 밝힌 가운데 MBC출신 소통수석 임명

전남 고흥 출신 강 수석은 1964년생으로 광주대동고, 전남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17~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과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각각 최고위원과 정책위의장을 지냈다. 강 수석은 전임자인 한병도 전 정무수석보다 선수가 높고 당내 영향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최근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밝힌 당정청간 정무협의 강화 의사에 힘입어 활발한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출신 윤 수석은 1961년생으로 서라벌고,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MBC에서 기자와 논설위원으로 일했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이 최근 강조해온 국정 홍보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한 가지 더 특별히 당부드릴 것은 국민과의 소통과 홍보"라며 "정부의 정책을 부당하게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고 폄훼하는 가짜뉴스 등의 허위정보가 제기됐을 때는 초기부터 국민께 적극 설명해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존 참모진의 임기는 이날 24시까지이며, 새 참모진의 임기는 오는 9일 자정부터 임기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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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열린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 발표 브리핑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후임인 노영민 주 중국대사(앞줄 왼쪽부터), 한병도 정무수석 후임인 강기정 전 국회의원,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후임인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이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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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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