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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심석희 “17살 때부터 조재범에 성폭행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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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상해 항소심 중 추가 고소 /“국제대회 기간 등 4년간 피해” / 경찰, 조씨 휴대전화 조사 중 / 조씨 “성폭행 사실 아냐” 부인

세계일보

심석희(왼쪽), 조재범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추가 고소했다.

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심석희는 지난달 17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조 전 코치의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당일 조 전 코치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고소장에는 그가 만 17세 때인 2014년 여름부터 조 전 코치에게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성폭행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2달여 전인 비교적 최근까지 계속됐으며, 국제대회를 전후로 집중 훈련을 하던 기간에도 피해를 봤다는 증언도 포함됐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고소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는 한편, 지난달 말 조 전 코치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재학시절 조 전 코치의 눈에 띄어 처음 스케이트를 신은 심석희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등을 따내는 등 활약하며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스타로 성장했다. 그러나, 올림픽을 앞두고 조 전 코치로부터 오랫동안 상습적 폭행에 시달린 사실이 드러나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 사건은 심석희가 평창올림픽 개막 직전 조 전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선수촌을 이탈하면서 알려졌다. 결국, 조 전 코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지난해 1월 중순 훈련 과정에서 심석희를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고, 그해 9월 1심 재판 선고에서 상습상해 혐의 등으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심석희는 고소장을 제출한 지난달 17일 열렸던 조 코치의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눈물을 흘리며 “조재범 코치를 엄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당시 법정에서 심석희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겪었고, 아이스하키 채로 맞아 손가락 뼈가 부러졌었다”면서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강도가 심해졌고, 긴 기간 폭행이 일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또 “평창동계올림픽을 20일 남겨두고 맞을 때는 ‘이러다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먹과 발로 맞았다. 뇌진탕 증세가 있었고, 올림픽 경기에서도 도중에 쓰러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드러나지 않았다. 심석희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은 “폭행 사건 재판 회의 도중 심석희로부터 조재범이 무차별적 폭행과 폭언, 협박 등을 수단으로 하는 성폭행 범죄를 상습적으로 저질러왔다는 진술을 듣고 신중한 논의 끝에 고소하게 됐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세종 측은 “조재범의 핸드폰 등 증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어 지난달 17일 증인 출석에서는 상습상해 부분에 관해서만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전 코치 측은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 전 코치 측 변호인은 “휴대폰과 태블릿PC 비밀번호 제공하는 등 경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면서 “성폭행 혐의는 전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필웅 기자, 수원=김영석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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