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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제빵사 이야기…'달을 보며 빵을 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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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기다려야 맛볼 수 있는 '아름다운 빵'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빵을 버리지 않으면서 계속 만들 수 없을까?"

일본 효고현 소도시 단바에는 달의 이동 주기에 따라 20일은 빵을 굽고 나머지 열흘은 여행을 떠나는 '여행하는 제빵사'가 있다.

점포도 직원도 없는 빵집을 운영하며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빵을 만들고 여행을 떠난다.

많은 사람이 꿈꾸는 자유롭고 행복한 삶 아니던가. 신간 '달을 보며 빵을 굽다(더숲 펴냄)' 저자 쓰카모토 쿠미는 이런 주체적이고 이상적인 삶의 주인공이다.

열흘 여행 기간에는 빵에 쓰는 식재료를 만드는 사람들을 직접 만난다. 그 만남을 통해 새로운 재료와 빵의 궁합, 제철 식재료로 만들 수 있는 최상의 빵을 고민한다.

또 식재료 공급자들이 지속해서 수입을 얻을 방안을 함께 고민함으로써 상생의 경영을 추구한다.

상생뿐 아니라 구운 빵이 하나도 남김없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는 '지속 가능 경영' 비법도 제시한다. 여기에는 친환경 철학도 깔렸다.

만든 빵을 단 하나도 버리지 않고 파는 성과는 '온라인 판매'를 통해 이뤄냈다.

지속 가능함은 노동 방식에서도 구현된다. 20일 근무하고 열흘을 쉬는 건 매우 획기적인 방법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계속하는 평생 노동을 구현할 수 있다. 저자는 이를 '여행하는 빵집'이라고 부른다.

연합뉴스

달을 보며 빵을 굽다



이런 사연이 후지TV를 통해 전국에 전파를 타자 쿠미의 빵집 '히요리 브롯'은 5천 건 이상 예약이 밀물처럼 밀려와 5년을 기다려야만 그의 빵을 맛볼 수 있게 됐다.

5년을 기다려야 한다니! 그래서 빵값이 쌀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5만 원을 주면 겨우 7종류 빵을 살 만큼 높은 가격 정책을 유지한다.

저자는 "나답게, 작지만 매일의 행복을 만들어나가는 일을 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빵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 지침서다.

서현주 옮김. 212쪽. 1만4천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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