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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30분만에 회의장 나온 트럼프…'최장 셧다운' 눈앞 [월드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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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 협상’ 또 결렬 … 트럼프 “완전히 시간 낭비”/민주당과 입장차 30분만에 끝나/트럼프 “펠로시 거부에 소용없어”/펜스 “민주당, 협상조차 않으려해”/슈머 “트럼프의 분노발작 다시 봐”/매카시 “대통령 언성 높이지않아”

세계일보

미국 백악관과 민주당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으면서 시작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역대 최장 기록을 향해 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셧다운 19일째인 9일(현지시간) 의회 지도부와 만나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과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30여분 만에 결렬됐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백악관에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여야 의회 지도부와 회동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종료 직후 트위터에 “완전히 시간 낭비였다”며 민주당 지도부를 맹비난했다. 그는 “펠로시 의장에게 신속하게 연방정부의 문을 열면 장벽을 포함한 국경보안을 승인해 줄지 물었지만 펠로시 의장은 ‘노’(NO)라고 대답했다”며 “나는 ‘바이-바이’라고 말했다. 아무것도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회동 후 “대통령은 오늘 자신의 우선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단호한 입장을 취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민주당 지도자들은 셧다운을 해결하기 위해 협상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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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싼 갈등으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19일째를 맞은 9일(현지시간) 건설 인력들이 미국과 멕시코 티후아나 사이의 국경 지대에 새로운 장벽을 설치하고 있다. 티후아나=AP연합뉴스


반면 민주당 측은 협상 무산 뒤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협상 결렬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뜻대로 할 수 없었고, 회의장에서 일어나서 그냥 걸어 나갔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슈머 원내대표는 펠로시 의장의 ‘노’ 답변 이후 “대통령은 테이블을 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러면 우리는 논의할 것이 더 이상 없다’면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트럼프)의 분노발작(temper tantrum)을 다시 봤다”며 “합의를 원하지만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펜스 부통령은 하지만 “대통령이 목소리를 높이거나 손으로 책상을 쳤다는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도 “대통령은 결코 언성을 높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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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앞두고 백악관에서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법안에 서명하면서 기자들에게 셧다운 갈등과 관련, “나는 이번 싸움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가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나는 그 길로 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전날 대국민연설에서 국경장벽 건설 예산 편성을 거듭 촉구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협상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정면 충돌하면서 셧다운 사태는 더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22일 시작된 셧다운 사태는 이번 주말 역대 셧다운 최장 기록을 깰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 셧다운이 21일(1995년 12월 16일∼1996년 1월 5일) 동안 이어진 게 최장 기록이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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