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여행] 한겨울에 떠난 열대섬 '몰디브', 고립의 자유를 누리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도양의 꽃' 몯디브'

에메랄드빛 낭만 여행

섬 하나에 리조트 하나, 완전한 고립 느껴

리조트 내에서는 술, 돼지고기도 가능해

스노클링, 읜드서핑, 카약 등 즐길거리 많아

이데일리

몰디브 산호섬 해변을 거닐며 느긋한 오후를 즐기는 여행객. 몰디브는 선호섬 하나를 통째로 리조트로 개발해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콘스탄스 할라벨리는 연인이나 신혼여행객에게 인기있는 대표적인 몰디브 리조트 중에 하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몰디브=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그대는 보는가/ 쪽빛 하늘과 적황색 토지와 사프란 꽃과 에메랄드빛 초원으로/ 찬란하게 버무려진/ 자연의 아름다움을.’ 인도양 작은 섬나라 몰디브의 시인 할리라 모하메드 나시어의 시 ‘놀라움’의 도입부다. 마르코 폴로가 ‘인도양의 꽃’이라고 감탄한 몰디브는 쪽빛 바다와 산호초로 해마다 백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그저 섬나라겠지’ 했다가는 뒤통수 맡는 곳, 몰디브다. 영하 10도로 얼어붙은 회색 도시에서 코발트블루의 바다로 포위된 섭씨 30도의 섬나라도 떠난다.

이데일리

몰디브 산호섬 해변을 거닐며 느긋한 오후를 즐기는 여행객. 몰디브는 선호섬 하나를 통째로 리조트로 개발해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콘스탄스 할라벨리는 연인이나 신혼여행객에게 인기있는 대표적인 몰디브 리조트 중에 하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마르코 폴로가 극찬한 인도양의 꽃 ‘몰디브’

인도양 한가운데 뿌려진 산호섬, 1192개가 바로 몰디브다. 스리랑카 남서쪽으로 650km 지점이다. 섬들이 남북으로 750㎞, 동서로 120㎞에 흩어져 있어 영해는 아주 넓다.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도 92만3322㎢로 한국의 거의 두 배다. 다만 영토는 3만 ㏊에 불과하다. 몰디브 구역을 나누는 것은 ‘아톨(Atol)’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고리 모양의 산호초다. 흔히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사진이나 영상에 등장하는 진초록 이끼 군락이다. 섬의 모양과 빛깔도 제각각이지만, 신부 머리에 쓰는 동그란 화관(化冠)을 닮았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이 거대한 산호초를 이정표 삼아 몰디브는 총 26개, 행정구역상으로는 19개 지역으로 구분한다. 우리가 사진을 통해 익히 봐 왔던 환상의 섬들이 대개가 이런 풍경들의 연속이다. 그래서 몰디브를 현지어로 ‘꽃의 섬’이라고 부른다. 이런 지형적 요인에 몰디브를 여행한 이들은 하나같이 예찬한다.

아톨은 라군(Lagoon·석호)을 둘러싸고 있다. 라군은 높은 파도를 막아 섬 주변을 호수처럼 잔잔하게 해준다. 이런 산호섬의 멋진 경관을 보기 위해 전 세계 관광객이 몰려든다. 섬 하나를 하나의 리조트로 개발하는 ‘1섬 1리조트’ 전략도 휴양객을 끌어모으는 비결이다. 현재 100여개의 섬에 리조트가 들어섰다. 그렇다고 모든 섬에 사람이 살지는 않는다. 전체 인구 45만명 중 3분의 1은 수도 말레에 산다. 나머지는 리조트섬 100여개를 포함해 200여곳에 퍼져 있다.

이데일리

콘스탄스 무푸쉬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칵테일을 해변에서 직접 만들어 시음할 수 있다. 몰디브는 인구의 99%가 무슬림이기 때문에 리조트 밖에서는 술을 먹을 수 없다. 단, 리조트 내에서는 예외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하는 곳

이데일리

콘스탄스 할라벨리 리조트에서는 와인 저장고에서 와인을 시음해 볼 수 있는 서비스가 투숙객에게 인기다.


인천공항에서 10여 시간 비행 끝에 도착한 말레공항. 노란 나트륨 등(燈)이 여객 청사를 훤히 비추는 것은 열대 섬지방의 여느 국제공항과 다를 바 없다. 열대지방 특유의 관능적이고 끈끈한 열기에 숨이 막힌다. 그것도 잠시, 스콜성 폭우가 낯선 여행자의 발길을 잡는다. 공항 밖은 이미 아수라장. 여행객들은 리조트 라운지에 대기하며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린다. 비가 잠잠해지자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보트나 수상 비행기를 타고 리조트로 뿔뿔이 흩어진다.

몰디브 여행은 대부분 리조트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리조트 안과 밖으로 몰디브를 구분할 정도다. 몰디브는 인구의 99%가 무슬림이다. 헌법도 ‘무슬림이 아니면 몰디브 시민이 안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관광객도 성경책을 갖고 다닐 수 없을뿐더러, 몰디브인은 성경책을 지닌 것만으로도 극형에 처할 수 있다. 돼지고기와 술은 당연히 금지다. 사방에 해변이 있지만, 수영복을 입을 수 없다. 다만, 리조트 내에서는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리조트에서는 술을 먹어도, 돼지고기를 먹어도 상관없다. 말 그대로 리조트는 치외법권지대다. 섬마다 리조트가 딱 하나씩만 들어서 있어 완전하게 고립·격리돼 있어 이런 일이 가능하다. 몰디브 여행의 질은 리조트 선택에 달려있다는 말이 나온 이유다.

서둘러 수상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는 굉음과 함께 푸른색 산호로 둘러싸인 채 점점이 떠 있는 고만고만한 섬 위를 날아오른다. 상공에서 바라본 몰디브의 섬은 마치 도화지 위에 먹물을 떨어뜨려 놓은 듯하다. 먹물 방울이 번져나간 자리마다 에메랄드빛이 테두리를 만들었다.

이데일리

콘스탄스 무푸쉬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칵테일을 해변에서 직접 만들어 시음할 수 있는 서비스가 인기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나만의 독립왕국에서 고립의 자유를 맛보다

이번 여정의 콘셉트는 ‘고립의 자유’다. 5일간 머물 콘스탄스 할라벨리와 무푸쉬는 딱 그런 공간이다. 일종의 ‘독립 왕국’인 셈이다. 현대 도시에서 당신을 옭아맨 정보의 거미줄도 이곳에서는 예외다. 섬 하나가 한 개의 리조트인 매혹적인 빌리지에서 ‘휴식’과 ‘놀이’ 이외의 존재 목적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 섬의 가장자리를 돌아가며 빌라형 방갈로가 세워져 있어 리조트가 섬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민가라고는 한 채도 없고, 리조트 외에는 식당이나 가게도 찾아볼 수 없다. 하루 세 끼 식사부터 소일거리까지 모두 리조트에 맡겨야 하지만, 최고급 시설과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백사장 비치베드에서 작열하는 겨울 태양에 취해 책과 낮잠에 빠져들거나, 종아리와 팔뚝에 근육통이 생길 때까지 첨벙거리며 스노클링·윈드서핑·카약·세일링에 미쳐보는 게 유일한 소일거리다.

이데일리

콘스탄스 할라벨리 리조트 워터빌라에서 바라본 일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아침은 놀랍게도 눈 부신 햇살과 함께 시작한다. 성급한 관광객은 아침 식사 전에 벌써 워터빌라 앞의 에메랄드빛 바다에 몸을 던진다. 식사를 마치면 다음부터는 자유시간, 인근 섬을 돌아보기도 하고, 윈드서핑이나 스쿠버다이빙 등 해상 레포츠를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곳에선 꼭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 해변에서 나른함을 만끽하는 일광욕도 즐겁고, 수백 마리의 돌고래 떼가 펼치는 군무구경도 별천지다.

백미는 스노클링이다. 몰론 워터빌라 앞바다도 훌륭하지만 라군과 리프의 경계 부근이야말로 스노클링의 ‘핫스폿’이다. 리프는 해저 지면이 낭떠러지처럼 급격히 깊어지는 경계를 말한다. 몰디브 해변에서는 갑자기 짙은 파란색으로 색이 진해지는 그 경계가 바로 리프다. 두려움 반, 설렘 반, 요동치는 심장을 꽉 움켜잡고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리프를 따라 계속 헤엄쳐 나가자 산호 군락 속에 숨어 사는 작은 열대어와 리프 너머에 모여 있는 물고기 떼를 한 번에 보는 진기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경계 부근에는 바다거북이 자주 출몰하는데, 운이 좋으면 직접 볼 수도 있다.

이데일리

콘스탄스 무푸쉬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인 돌핀 라이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행메모

△가는길= 인천은 물론 국내에서 몰디브까지 이어진 직항 항공편은 없다. 대한항공이 인천~말레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스리랑카의 콜롬보를 거치는 코스다. 콜롬보에서는 약 1시간 30분 대기한다. 총 항공 시간은 약 11시간이다. 이외에도 싱가포르항공, 캐세이퍼시픽, 에어아시아, 카타르항공 등이 말레 국제 공항로의 연결편을 제공한다.

△여행팁= 몰디브에는 2개의 시간이 있다. 말레 시내 시간과 아일랜드 시간이다. 말레 시간으로는 한국과의 시차가 4시간, 아일랜드 시간으로는 3시간이다. 리조트마다 적용하는 시간이 다르므로 미리 확인해서 비행기 시간 등을 계산할 때 착오를 막아야 한다.

△머물곳= 콘스탄스 호텔 앤드 리조트는 몰디브에 할라벨리 외에도 무푸쉬를 운영 중이다. 할라벨리는 신혼 여행객에게 적합한 리조트다. 규모 면에서 여타 다른 몰디브 리조트를 압도한다. 일단 방 형태는 총 5가지다. 57개의 워터빌라, 11개의 패밀리 비치빌라, 9개의 비치빌라, 8개의 더블 스토리 비치빌라, 그리고 1개의 프레지덴셜 빌라가 있다. 모든 빌라에는 개인용 풀과 테라스, 발코니가 딸려있고, 24시간 룸서비스도 제공한다. 무푸쉬는 할라벨리보다 더 다양한 경험을 누리기 좋다. 객실은 현대적이고 품위가 넘친다. 리조트 부지에 총 110채의 빌라가 있다. 비치빌라 24채, 워터빌라 56채, 시니어 워터빌라 30채가 있다. 무푸쉬의 가장 큰 장점은 ‘올인클루시브 패키지’다. 모든 식사와 미니바, 토템 바에서의 애프터눈 티 서비스와 시그니처 음료, 칵테일 등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스노클링과 다이빙 포인트인 ‘사우스 아리 아톨’(South Ari Atoll)지역에 터를 잡고 있다는 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는 몰디브에 기대하는 환상을 제대로 만족시켜 준다.

이데일리

콘스탄스 할라벨리 워터빌라와 바다 위에 놓인 데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