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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22일 경과' 트럼프 '셧다운' 신기록…美 경제는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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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클린턴 셧다운' 기록 깨고, 역대 최장…국경장벽 갈등 여전, 장기화 국면 진입
경제 악영향, 고용률 99개월 만에 하락…경기 침체 확률 2012년 8월 이후 최고]

머니투데이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12일(현지시간) 22일째로 접어들며 역대 최장기록을 갈아치웠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야당인 민주당의 극한대립 때문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미국 경제는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지난해 12월 22일 시작된 이번 셧다운은 1995년 말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세운 기존 최장 기록을 23년 만에 넘어섰다. 당시 공화당이 복지 예산을 대폭 삭감하자, 클린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예산전쟁'이 벌어졌다. 그때도 이번처럼 수십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일시 해고되고, 정부 발주 공사 중단 등으로 미국 국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번 셧다운은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양보 없는 대립을 지속하면서 장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서라도 국경장벽 예산을 마련할거란 관측도 나오지만, 그는 당장은 그럴 뜻이 없다고 밝혔다.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의회 권한 침해라며 반발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수렁으로 빠져들면서 미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당장 80만명에 달하는 연방정부 공무원이 이달 월급을 받지 못하면서 생계에 곤란을 겪게 됐다. 웰스파고 소매업종 분석가들은 연방 공무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세금환급도 부분적으로 지연되면서 이로 말미암은 경제적 피해가 1주일에 최소 20억달러(2조232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시장에도 충격이 예상된다. 투자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의 오메어 샤리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셧다운이 오는 19일까지 지속한다면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실직자 통계에 포함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실업자가 50만~60만명 늘어나고, 이달 고용률이 지난 2010년 9월 이후 99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셧다운과 미·중 무역전쟁 등이 겹치면서 미국의 경기 침체 위험성이 6년 만에 가장 커졌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앞으로 12개월 안에 미국 경제가 침체할 가능성은 25%로 나타냈다. 한 달 전 같은 조사보다 5%포인트 오른 것이다. 2012년 8월 이후 최고치다.

JP모건은 셧다운으로 미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이 매주 0.1~0.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때문에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25%에서 2%로 하향 조정했다.

도이치은행의 브라이트 라이언 연구원은 "(셧다운으로) 경기가 곧바로 침체하지는 않겠지만, 지난 2개월 동안 금융시장이 매우 빠듯해졌다"면서 "무역 갈등이 세계 경제 성장을 억누르고 기업 심리도 조금씩 후퇴하고 있어서, 기업은 물론 소비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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